신세계免, 인천공항 면세점 2개 사업권 싹쓸이…면세업계 지각변동

신세계免, 인천공항 면세점 2개 사업권 싹쓸이…면세업계 지각변동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에서 신세계가 2개 사업권을 모두 따내면서 호텔신라에 압승했다. 신세계는 기존 업자에 비해 뒤늦게 면세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번 사업권 획득으로 롯데와 신라가 양분하고 있던 면세점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관세청은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재입찰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최종 심사를 진행한 결과 DF1과 DF5 구역 사업자로 신세계를 선정했다. 신세계는 2023년 7월까지 5년 동안 두 구역 면세사업장을 운영한다.

관세청 심사(신규특허)에서는 각 업체 입찰가격(임대료)의 차이가 성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관세청 심사는 1000점 만점에 운영인의 경영능력(500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2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50점) 등으로 평가했다. 이 중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의 500점 중 400점을 차지하는 입찰가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신세계가 승자가 됐다.

앞서 신세계는 DF1 구역에 2762억원을 써내 2202억원을 써낸 신라보다 약 25%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DF5 구역에도 신세계 입찰가는 608억원으로 신라의 496억원보다 23% 높았다. 임대기간을 감안하면 5년간 신세계가 신라보다 3300억원 이상의 임대료를 더 내는 조건이다.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신세계는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 점유율은 롯데(41.9%), 신라(29.7%·HDC신라면세점 포함), 신세계(12.7%) 순이었다. 그러나 롯데가 인천공항의 일부 매장 사업권을 조기 반납하면서 점유율이 35.9%로 하락한 반면 신세계는 18.7%까지 올라섰다.

특히 신세계는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패션·잡화를 취급하는 기존 DF7사업권과 제2여객터미널 DF3(패션·잡화)와 함께 향수·화장품, 피혁·패션 등 총 4개 사업권을 확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넓히게 됐다.

여기에 신세계면세점은 7월 서울 강남점까지 문을 열면 점유율은 22%로 올라 2위 신라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은 후발주자이지만 롯데, 신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해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신세계의 두 사업장 임대료율(임대료/매출)은 47%에 달한다. 연간 100원을 벌면 47원을 임대료로 낸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 신세계가 운영하고 있던 인천공항 T1 다른 면세 사업장의 임대료율 3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적극적인 투자 의지와 콘텐츠 개발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