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엄마도 아프게한 '의료기기 족쇄' 풀까... 중기부, 끝장캠프 2탄은 '의료기기'

#최근 소아 당뇨를 앓는 아이를 위해 해외에서 의료기기를 직접 구매하고 스마트폰 연동 앱까지 만든 한 엄마가 법 위반으로 고발당해 논란이 됐다. 당국은 '무허가 의료기기 수입·제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언론 보도가 이뤄지자 너무 엄격한 법적용, 실정을 무시한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빗발쳤다.

#휠체어 제조업체 와이비소프트는 '안전바'를 설치해 이용자가 보다 안전한 휠체어를 개발했으나 의료기기로 인정받지 못해 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소벤처기업부 현장 간담회에 접수된 와이비소프트 사연은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전담 직원을 지정하고 수시로 소통하면서 6개월 내 국내 출시 가능하도록 문제가 해결됐다.

민관합동 규제혁파를 추진하는 중기부가 '규제해결 끝장캠프' 2탄 주제로 의료기기를 잡고 업계 의견 수렴 및 관계부처 사전 조율에 돌입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체외진단 의료분야, 헬스케어 개인정보 활용, 의료기기 변경 허가 등 규제 해결을 위해 관련 협·단체와 함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개설한 카페에도 의료기기 카테고리를 열고 산업 현장으로부터 들어오는 규제토론과제와 규제개선 건의를 한데 모았다.

중기부 규제해결 끝장캠프 네이버 카페에 게시된 의료기기 분야 규제토론과제
중기부 규제해결 끝장캠프 네이버 카페에 게시된 의료기기 분야 규제토론과제

중기부 규제해결 끝장캠프는 업종·분야별 규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민·관 합동 규제혁파 프로젝트다. 단편·건수 위주 규제 해결 방식에서 탈피해 현장이 체감하는 규제 개선이 목표다. 올해 4월 첫 주제로 '스마트 e-모빌리티'분야를 선정하고 토론회를 진행했다.

중기부는 당시 현장에서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국무회의했다. 이후 관계부처 규제개선 회의 등을 거친 결과 퍼스널 모빌리티 도시공원 출입 허용, 삼륜형 이륜차 전조등 좌우 설치 등은 금년 중 제도가 개선될 예정이다.

다음 주제로 선정된 의료기기 분야는 역시 '의료기기 직구맘' 사례와 같이 규제 영향이 큰 분야다. 다양한 현장 간담회에서 의료기기 관련 규제 개선 요청이 다수 접수됐다는 설명이다. 당초 O2O 업종이 다음 주제로 거론됐으나 이해관계가 첨예해 순서가 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해결 끝장캠프 온라인 카페에는 현재 10여 건의 규제 토론과제가 게시됐다. 중기부는 보건복지부, 환경부, 식약처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사전에 개선이 가능한 안건을 도출할 예정이다. 불수용과제라도 입장차를 토론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면 끝장캠프 토론회에 안건으로 올린다.

중기부 규제해결 끝장캠프 네이버 카페
중기부 규제해결 끝장캠프 네이버 카페

여러 토론과제 가운데 특히 '창의혁신 의료기기 인증기준 마련 및 판로지원'은 최근 창업벤처 활성화 분위기와 함께 뜨거운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수동 휠체어를 저렴한 가격에 전동 휠체어로 변환하는 키트를 개발했으나 의료기기로 인정받지 못해 판매에 애로를 겪는 사례와 시각 장애인용 점자스마트워치 '닷' 관련 인증 사례,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허가 지연 사례 등이 업계에서 제출됐다.

이외에도 체외진단 의료기기 국내 생산업체 보호육성, 의료기기 변경허가, 의료기기 폐기물 부담금 감면대상확대 등이 건의된 상태다. 중기부는 공론화 논의를 확대하고 의견 수렴에 규재개선 온라인 카페 활용도를 늘리기 위해 관련 협단체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의료기기를 주제로 한 2차 규제해결 끝장캠프 토론회는 6워말에서 7월초경 개최 예정이다.

박도순 중기부 규제혁신과 서기관은 “지난 1차 토론회 현장에서 그동안 업체가 정부에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답답함이 컸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상호 의사소통이 보다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