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전문업체 쎄크가 고가 외산 선형가속기(LINAC)를 처음 국산 장비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포항공대 부설연구소 포항가속기연구소·원자력연구소·KAPRA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선형가속기 개발에 착수한 지 8년 만이다.
선형가속기는 고에너지 전자 빔을 이용해 살균·멸균·표면개질에 활용되며 가속기 선단부에 타깃을 장착해 엑스레이를 발생시킨다. 산업용 비파괴 검사, 컨테이너 검색, 방사선 암치료기 등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쎄크(대표 김종현)는 국내 대형 방위산업체 H사와 미사일 내부 균열·오작동 등 방산용 무기 체계 품질을 비파괴 방식으로 검사할 수 있는 산업용 선형가속기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 기업은 국산 선형 가속기 부재로 대당 10억 원대에 달하는 구매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했다. 장비 고장시 유지보수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예산 절감과 유지보수 장애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쎄크는 2010년부터 고에너지 선형가속기(LINAC, Linear Accelerator) 개발에 착수해 2015년 용량 6MeV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2017년까지 6MeV 상용화 제품과 9MeV·3MeV 제품을 연이어 개발했다.
회사는 H사 생산 현장에서 3개월 동안 국제 공인 평가 프로토콜을 토대로 선형가속기 성능과 신뢰성, 안정성 평가에서 외산 경쟁사 대비 동등 이상의 성능을 인정받아 이번에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쎄크 관계자는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성능과 신뢰성이 우수한 선형 가속기 원천기술을 개발·보유하게 됐다”면서 “외산 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탁월한 성능, 유지보수 신뢰성을 인정받아 3MeV와 9MeV 선형가속기를 수주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모든 산업 분야에서 수입 제품을 사용해 왔으나 이번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 개발 성공을 계기로 의료기기·반도체·무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돼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쎄크는 2002년부터 저에너지(90~450kV) 엑스레이 검사기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최고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200nm의 스팟 사이즈 발생장치를 통해 내부 구조적인 결함을 검사·분석하는데 필수적인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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