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이 국가 표준을 토대로 개발한 '다차로 하이패스'는 기존 하이패스 단말기가 갖고 있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톨게이트에서 요금 처리를 위해 속도를 줄여야 했지만, 다차로 하이패스 환경에서는 달리는 속도 그대로 톨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
하이패스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지만 통과 속도가 시속 30㎞에 불과해 지체가 발생하곤 했다. 현재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는 대부분 기존 요금소를 개량해 설치한 탓에 차로 폭이 3∼3.5m로 좁다. 톨게이트에서의 제한속도 준수율은 6%에 그쳐 연간 40여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또 운전자가 하이패스 단말기 미장착 차량이 잘못 진입한 것을 뒤늦게 인지해 급격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갑자기 속도를 늦추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
롯데정보통신이 내놓은 다차로 하이패스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상황에서도 요금 처리가 가능하다. 별도 게이트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는 달리는 속도 그대로 통과하기만 하면 된다.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에도 문제 없이 요금 처리를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다차로 하이패스를 활용하면 시속 160㎞로 달리는 상황에서나, 센서 중간에 차선을 변경하더라도 요금 처리에 문제가 없다. 도로 사정으로 인해 차량이 앞뒤로 빼곡하게 늘어서 있더라도 인식 가능하다.
비용부담을 최소화한 것도 장점이다. 다차로 하이패스는 기존 하이패스 단말기와 연동되기 때문에 운전자는 다차로 하이패스를 이용하기 위한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필요가 없다. 단말기가 없는 차량은 영상장치가 인식한 번호를 통해 통행료를 자동 청구하게 돼 별도 단말기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이에 정부에서는 다차로 하이패스를 교통흐름 개선 필요성이 큰 요금소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하이패스 통과 구간이 다차로로 바뀌면 차로 사이 경계선이 사라지고 차로 폭이 넓어져 달리던 차량이 본선과 같은 속도로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다차로 하이패스는 점진적으로 기존 하이패스 시스템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차로 하이패스는 도로 정체 해소와 환경오염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보통신은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주행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당 차량 통행량이 약 45%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지·정체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교통체증이 해소되면서 차량 정차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도 최대 43%까지 감축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정보통신은 향후 이 시스템을 이용한 V2X(Vehicle to Everything)로 주행로 이탈예방 서비스, 다중추돌 사고 예방 서비스 등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을 구현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부산 광안대교 '수영강변 요금소'에 구축을 완료한 바 있으며 올 1월에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한 북수원·순천IC 구간 시스템을 개통하는 등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민자도로는 물론 동남아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