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CIO “스마트팩토리로 혁신해야”

송창록 SK하이닉스 전무.
송창록 SK하이닉스 전무.

SK하이닉스가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꼽았다. '단순 자동화'에서 한 단계 나아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송창록 SK하이닉스 정보화담당 전무는 2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제19회 한국반도체테스트학회 초청 연사로 나와 '디지털을 통한 제조업의 파괴적 혁신(Digital Disruption of Manufacturing)'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스마트팩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이 기존의 소비 행태와 관습, 시장 구도를 파괴하며 혁신했듯 제조업 분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송 전무는 “지금까지 제조업계가 중시했던 분야는 자동화였지만, 자동화가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사람이 처리해야 할 일이 늘어났다”면서 “자동화 결과로 무수히 많은 업무처리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데, 이미 개인이 정리해서 해석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그 양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각 설비에 센서를 달고 계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개념 도입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당장 전면 도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조시설은 1년 내내 무중단 상태로 운영돼야 하는 이른바 '미션크리티컬'한 영역이어서 섣불리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 송 전무는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바꾸지 않으면 먼저 시작한 이들과 격차는 좁히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명 신발 브랜드 사례를 들었다. 송 전무는 “아디다스가 동남아 운동화 공장을 독일로 옮기면서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도입해 1000여명이 일했던 라인을 완전 자동화, 단 10여명의 엔지니어가 모든 종류의 신발 생산을 제어한다”면서 “그 공장은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로봇이 스스로 생산할 신발 종류를 인식하고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 개념 도입으로 고용이 줄어들 것이란 세간의 일부 견해에는 명확한 반대 의견을 냈다. 송 전무는 로봇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유지 관리하는 고급 인력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에도 스마트팩토리가 완전히 정착한다면 후방 생태계에도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가 도입되더라도 사람의 판단은 역시 중요하다. 송 전무는 “우리 슬로건은 '시일사생', 즉 시스템이 일하고 사람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전략적이면서도 올바른 판단은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학회에는 국내외 반도체 테스트 업계 관계자 750여명이 참석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