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日소프트뱅크, 패밀리마트 인수 제안했던 사연 "목적은 데이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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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가 데이터 확보를 목적으로 일본 대형 편의점체인 유니패밀리마트 인수를 제안했다가 결과적으로 거절당했다고 일간 니혼게이자신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017년 말 유니패밀리마트 최대 주주인 이토추상사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지만, 이토추상사는 응하지 않았다.

이후 올해 4월 이토추상사는 아예 유니패밀리마트를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오카후지 마사히로 이토추상사 회장을 직접 만났고, 주식공개매수(TOB)방식으로 유니패밀리마트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오카후지 회장은 이 제안을 거절하고, 4개월 뒤 이토추상사 단독으로 유니패밀리마트 주식을 매입,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1200억엔(약 1조2200억원)을 투자해 오는 8월경 TOB를 통해 유니패밀리마트 출자비율을 41.45%에서 50.1%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오카후지 회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연말 유력 인사로부터 유니패밀리 자회사 계획에 대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제안의 주인공이 손정의 회장이었던 것이다.

오카후지 회장은 “세븐앤드아이홀딩스(세븐일레븐)의 시가총액은 이미 4조2000억~4조3000억엔이기 때문에 50%를 산다고 해도 엄청난 금액”이라면서 “(일본 편의점) 로손은 이미 미쓰비시상사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시가총액 1조엔 정도의 패밀리마트는 모두가 노리고 있는 회사”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실패한 계획이지만, 소프트뱅크의 편의점 체인 인수 이면에는 '구매 데이터' 확보 경쟁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와 편의점은 모두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이 운영하는 'T포인트'에 참여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산하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면 T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만약 소프트뱅크가 편의점 경영에도 참여하면 T포인트를 축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지점의 데이터베이스 융합 마케팅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토추상사 역시 독자적 포인트나 디지털화폐 개발 등 편의점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재구축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전자상거래와 오프라인 구매 데이터의 결합이 고객의 소비동향을 파악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나아가 고객 요구를 반영한 제품 개발을 손쉽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컬처컨비니언스클럽의 T포인트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3년에 처음 시작됐다. 업종과 기업을 망라한 획기적 포인트 적립 제도로 화제를 모으고, 꾸준히 시장을 개척해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