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콘셉트 작품을 보여줘.”
아마존 스피커에다 대고 이같이 얘기하자 디지털 캔버스에 미모의 여성이 등장했다. 클래식한 그림을 보여달라고 하자 황홀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화면으로 바꿨다.
버즈아트(공동대표 신세은·김형준)는 올해 초 큐레이션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했다. 아마존 스피커와 연동한다. 사용자 명령에 맞춰 예술 작품을 제시한다. '비버즈 캔버스'라는 하드웨어를 통해 선보인다.
현재는 스피커 연결 없이 캔버스만 비투비(B2B)로 판매 중이다. 캔버스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50cm다. 디지털 이미지를 원화처럼 보여준다. 반짝거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티글레어 표면 코팅 처리를 했다. 작품별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원격으로 화면 밝기, 톤을 조절한다.
호텔, 커피숍, 리조트 등 다양한 곳에 설치 가능하다. 사용자 요구에 따라 작품을 수시로 교체한다. “여름에 어울리는 작품을 대여섯장 골라달라”는 주문이 들어오면 인공지능(AI)이 전체 작품 중 1차 필터링에 나선다. 다시 전문 큐레이터가 최상의 조합을 찾아내 추천하는 식이다.
대부분 신진작가가 그린 순수예술 작품이다. 4만점에 이른다. 버즈아트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 비용과 관리 문제로 원화 구입이 망설여진다면 비버즈 캔버스가 대안이다.
김형준 버즈아트 대표는 “작가들은 원화 외 디지털 이미지와 같은 2차 창작물로 별도 수입으로 챙긴다”며 “고객사도 원화 구입, 관리 부담을 덜면서 사업장 환경을 세련되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버즈아트는 신진작가와 예술 애호가를 연결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세계 곳곳에서 작가 1만3000명이 활동 중이다. 2016년 5월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해외 150개국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피처드 앱으로 선정됐다.
신진작가 성장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한 해 평균 아트 분야 전공 졸업생 수가 3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경력 10년차 안팎의 중견작가로 안착하기 전까지는 쇼케이스 열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버즈아트는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했다.
온라인상에 작품을 전시, 피드백을 실시간 받아볼 수 있다. 애호가들은 댓글을 달고 라이크, 북마크 기능으로 관심을 표시한다. 판매도 가능하다. 올해 초 작품 거래 공간을 구성했다.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에 이커머스 영역을 추가한 것이다.
플랫폼 곳곳에 IT 기술이 녹아있다. AI 엔진을 탑재, 애호가별 맞춤형 작품을 골라준다. 개인화 추천 서비스다. 일상에서 쓰는 용어로 원하는 작품을 불러낼 수도 있다. 회사 전체 직원 14명 중 7명이 개발자다.
김 대표는 “아트도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처럼 소비하는 것”이라며 “온라인, 모바일, 디지털 캔버스를 통해 아트를 제대로 즐기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인화 추천 시스템도 고도화하겠다”며 “신진작가들이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더 많이 누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