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험 생산에 들어간다. 폴더블 OLED는 성장이 정체된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살릴 수 있는 비밀병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중국과 격차를 벌리고 떨어진 가동률을 높이려면 폴더블 디스플레이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 양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을 위해 아산 탕정 A3 생산 라인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조만간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파악됐다.
구축한 파일럿 라인은 1단계 수준이다. 생산원가, 품질관리는 논외로 하고 '일단 생산을 해본다'는 개념으로 가동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름쯤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여기서 도출된 문제점을 개선한 뒤 오는 9월 2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때부턴 제조원가와 대량 생산 시 품질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공정이 개선된다.
무리 없이 기술 개발이 진행되면 파일럿 라인을 양산용으로 전환, 연말께 10만개 수준으로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연간 약 1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 시험 라인을 만들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있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 단지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시 삼성전자는 “가동 시기, 생산 제품, 생산량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폴더블 OLED 파일럿 라인은 주로 모듈 공정으로 이뤄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반 OLED 패널 모듈 공장을 베트남으로 대부분 이전시켰지만 폴더블 OLED 공정 라인은 한국에 두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 준비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양산도 더욱 가시화됐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폴더블 패널을 받아 내년 초에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를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폈을 때 크기는 7인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접히는 방식도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절반으로 접었을 때는 디스플레이가 보이지 않아서 3분의 2 정도만 접어 표출된 디스플레이에 시간이 표시되거나 전화가 걸려왔을 때 번호를 보여 주는 형태 등 다양한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 접었을 때 가로 세로 비율은 정사각형보다 직사각형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완성품 출시 일정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패널의 수율과 신뢰성을 어느 정도까지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도 무선사업부, 삼성디스플레이와 공조해 폴더블폰에 맞는 드라이버IC를 개발하고 있다. 화소 밀도가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설계 변경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은 전방산업 부진으로 가동률이 낮아진 상태”라면서 “폴더블 같은 혁신 제품이 나와야 세트 판매가 늘고 가동률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