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선임과 함께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분리에 촉각이 쏠린다. 구 부회장이 연말 LG그룹 임원인사에서 퇴임하면서 계열분리 수순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이노텍과 소재·생산기술원, LG상사 등이 계열분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LG 지주회사인 ㈜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이사회 이후 “구본준 ㈜LG 부회장은 금일 이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나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한다”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 부회장과 LG전자·LG화학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 직책을 연말 임원인사에서 모두 내려놓는다.
구 부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으로 현재 1987년 당시 금성사(LG전자) PC·모니터 기획담당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LG화학·LG반도체·LG 필립스LCD·LG상사 등을 두루 거치며 일했다. 최근에는 고 구본무 회장을 보필하며 전장부품(VC) 신사업 육성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인수도 구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 퇴진은 LG그룹 '장자 승계 원칙'에 따랐다. LG그룹은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는 계열 분리를 통해 그룹 경영에서 퇴진하는 장자 승계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1995년 구본무 회장이 1995년 LG그룹 회장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계열분리가 있었다. 이후 1999년 LIG그룹, 2003년 LS그룹 등이 LG그룹에서 독립한 바 있다.
구본준 부회장의 연말 임원 퇴임이 확정되면서 계열분리 논의 작업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에서 지분 7.72%를 보유했다. 이 지분을 처분하는 방식 등을 통해 독립 경영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과 LG이노텍이 계열분리 대상으로 떠오른다. 구 부회장이 1997년 LG반도체 대표를 지낸 경력 덕분에 소재부품을 담당하는 LG이노텍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LG그룹 주변에서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과 LG이노텍이 분리하고, 희성그룹 전자 부문과 합치는 방식이 거론된다. 희성그룹은 전자와 건설 부문으로 분할한다. 전자 부문은 구본준 부회장이 LG에서 계열 분리하는 부문과 합쳐 전자부품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건설 부문은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맡아 독립한다는 전망이다.
약 1조원으로 평가되는 구 부회장의 지분 규모를 감안하면 시가총액 9400억원으로 평가받는 LG상사도 계열분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구 부회장이 몸 담았던 LG디스플레이나 관심이 컸던 LG전자 전장사업 분야도 꾸준히 계열분리 후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계열분리 작업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진행될 공산이 크다. 과거 구본무 회장 취임 후에도 수년간 계열분리 작업이 이어진 전례가 있다. ㈜LG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것은 구 부회장이 연말에 직책을 내려놓는다는 점”이라며 “계열 분리는 이제 천천히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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