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보험업계가 블록체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해외에서는 2016년 알리안츠 리스크 트랜스퍼 AG의 스마트계약을 이용한 대재해 스와프 계약 체결, 보험 산업 컨소시엄인 B3i 결성 등 블록체인을 보험 산업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AIG는 지난해 6월 IBM과 공동으로 하이퍼리저 패브릭 프로토콜을 이용한 스마트 보험계약 파일럿 버전을 발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악사가 블록체인 암호화폐 체계인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보험 계약 항공지연보험 플랫폼 피지를 개발했다.
국내 보험사도 블록체인을 도입한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기반 본인 인증 과정을 거쳐 실손의료보험 청구 시스템을 구축했다. 생명보험협회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본인 인증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러나 해외와 비교하면 너무 초보 수준이다. 단순 블록체인으로 보험금을 자동 청구하거나 개인 인증에 활용하는 정도다.
업계 반응도 미적지근하다. 한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인슈어테크가 최근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사실 정말 필요한지,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에 관해선 논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일단은 모두 대형사가 어떻게 할 것인지 흐름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보험개발원이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인슈어테크 매트릭스'를 제안했다.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네 가지 영역을 보험사의 상품 개발과 판매, 위험관리, 지급·보상, 고객관리 등 산업 전방위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업황은 하향세다.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처럼 고수익 상품 판매도 사실상 어렵다. 해외는 다양한 IT를 활용해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고 새로운 상품을 찾는다. 멈춰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솥 안의 물은 계속 뜨거워진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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