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양자 컴퓨팅 속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SW)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양자 컴퓨팅 시대 도래에 앞서 컴퓨팅 성능을 높이는 SW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양자 컴퓨터가 양자 알고리즘을 더 빨리 이해하도록 하는 '양자 컴파일'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양자 컴퓨팅은 0과 1을 이용하는 기존 비트와 달리 0, 1, 복소수 형태 중간 상태를 이용한다. 비트 기반 병렬 연산을 뛰어넘는 계산 능력을 발휘한다. 기존 기술에 비해 연산 속도가 수십 배 빠르다.
양자 컴파일은 양자 컴퓨팅 구현에 필요한 SW 핵심 기술이다. 이미 구축한 양자 알고리즘을 기계어로 변환하는 과정이다. 모든 알고리즘 실행에는 컴파일 과정이 필요, 양자 컴퓨팅 동작 시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ETRI 연구팀은 '조건부 회전 게이트(Controlled-Rn)' 양자 연산을 위한 새로운 컴파일 방법을 개발했다. 조건부 회전 게이트는 양자 알고리즘 대부분에 쓰이는 양자 연산이다.
우선 회전 게이트 숫자를 35개에서 21개로 대폭 줄여 세부 연산 과정을 간소화했다. 물리 구조에 적합한 맞춤형 컴파일 방법을 제안했다. 양자 컴퓨터가 작동하는 단계를 기존 17단계에서 5단계로 최적화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이 컴파일 방법을 적용하면 실제 연산 양과 수행 시간을 크게 줄이고도 기존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기존 양자 프로그래밍 덧셈기 회로로 1364회 작업해야 하는 '2+3' 연산도 새로 개발한 컴파일 엔진을 적용하면 145회 만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연산에 소요되는 부하도 상당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컴파일 과정이 양자 컴퓨팅 자원을 너무 많이 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TRI는 이번에 개발한 핵심 내용을 미국 등에서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최병수 ETRI 양자창의연구실장은 “이번 연구개발(R&D)로 양자 알고리즘 실행 시 필요한 세부 기술을 선점했다”면서 “기술 유효성을 검증, 양자 컴퓨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