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굴기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고전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8410억원 규모 예비타당성 조사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 사업이 좌절되면 국가 차원의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지원 기능이 사실상 중단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국책 연구개발 사업 규모가 매년 줄어 그 어느 때보다 예타사업 성사 여부가 중요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강원도 휘닉스평창에서 개최한 '제13회 디스플레이 국가연구개발사업 총괄 워크숍'에서 디스플레이 예비타당성 조사사업인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에 대한 구체 내용을 공유했다. 디스플레이 예타사업은 지난 3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현재 경제성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예타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 후방산업 경쟁력 육성, 다품종 소량 생산체계 정립 등이 목표다. 2025년까지 생산원가 50% 이상 감축, 시장 점유율 70% 이상 달성, 기술 격차 3년과 생산 격차 5년 확보를 달성하겠다는게 정부 방침이다.
사업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대기업과 연계해 후방기업이 패널 생산 라인에서 직접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충남에 별도 일괄공정 연구개발 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충남에 2세대 규격의 인프라를 구축해 관련 기업이 차세대 기술을 연구개발하도록 운용한다. 국고 1700억원, 지방비 600억원 등 총 2300억원을 투자해 별도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가 디스플레이 예타사업에 거는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이 벌어져 액정표시장치(LCD)가 주 수입원인 대다수 패널 제조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격적인 OLED 투자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게다가 중국이 장비·재료 등 자국 후방기업 육성에 힘을 실으면서 가뜩이나 현지서 일본 기업과 맞경쟁하는 국내 기업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국책 연구개발 사업이 매년 감소하고 있고 급기야 올해 신규 예산이 15억원에 그친 것도 위기감을 더했다. 만약 예타사업이 최종 통과되지 못하면 당장 내년도 국책 신규사업이 '0원'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워크숍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만약 예타사업이 좌절되면 당장 내년 신규 예산이 없을 뿐더러 중장기 과제를 부랴부랴 기획해도 2020년 이후 사업을 제대로 꾸릴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정부 지원이 가장 절실한 순간에 예타사업이 마중물이 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 더 큰 위기를 주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창=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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