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6일(현지시각) 서로를 겨냥한 관세조치를 발효하고 무역전쟁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실제 관세 발효시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와 사태 장기화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6일부터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물리고, 추후 160억달러어치 284개 품목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고 예고했다. 중국은 미국과 동시에 같은 규모, 같은 수준의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며 맞섰다.
당초 시차 때문에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관세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는 예상이었지만 5일 중국 정부가 한걸음 물러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우리가 첫 발을 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했다.
미국이 실제 관세를 발효시키는지를 보고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베이징은 미국 워싱턴DC 보다 12시간이 앞선다. 시차로 인해 미국보다 일찍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먼저 도발한 것으로 인식되는 점을 의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두 나라는 무역전쟁을 앞두고 긴장감을 높였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미국의 대중 정책이 '융합과 접촉'에서 '억제'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굴기에 이전에 없던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의 무역전쟁은 중국 억제전략의 시작”이라며 “이제부터 중미 간에는 강도 높은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일보도 논평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시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경제사상'을 선전하며 중국은 미국 보호주의에 맞서 경제 세계화와 대외개방을 전면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752억달러로 전체 무역적자 5660억달러의 66.3%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부터 2020년 대선을 목표로 자국 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다. 철강·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표밭 '러스트 벨트(Rust Belt)'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0.3%포인트가량 깎아내릴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국가 성장률도 낮출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총수출을 10% 줄이면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이 평균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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