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지능이 결합하면서 개인 서비스로봇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개인 서비스로봇 시장 개화가 로보티즈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용으로 시작된 로봇은 의료, 국방 등 숙련된 전문가가 조작해야 하는 전문 서비스로봇을 거쳐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 일반인도 손쉽게 사용하는 개인 서비스로봇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사용해야 하다 보니 정밀한 움직임에서 지능과 인터페이스로 무게 중심이 바뀌고 있다.
국내에 로보티즈처럼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기술을 가진 회사는 드물다. 로보티즈는 1999년 설립 뒤 부품부터 소프트웨어(SW)까지 전 영역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왔다. 로봇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동력구동장치) 모듈 '다이나믹셀', 로봇 구동 SW, 에듀테인먼트(오락성을 더한 교육) 로봇, 로봇 플랫폼 등을 두루 생산한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비전은 게임을 만드는 회사보다 '게임 엔진 회사'에 가깝다.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협력사가 서비스로봇을 만들 수 있게 돕는 서비스로봇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LG전자 투자 유치, 상장 준비 등 숨 가쁘게 도약 발판을 마련한 것도 서비스로봇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연구소 중심 공급에서 기업과 소비자 공급으로 확대하려면 브랜드 파워와 자금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 제품을 베낀 중국회사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로봇시장을 선도하려 한다”면서 “시장이 열리는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해 연구개발만에만 몰두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옥을 LG전자가 위치한 마곡에 '로보티즈 캠퍼스'로 이전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로보티즈 캠퍼스 설립으로 여섯 배 늘어난 생산공간을 확보했다.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모아 연구개발 시너지를 창출한다. 로보티즈는 올해 상반기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170% 이상 성장했다. 올해 두 배 이상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생산능력이 따라주면 성장세는 더 가파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국내 로봇계 상징적인 인물이다. 고려대 공대 졸업 뒤 창업 전인 1990년대 일본 마이크로마우스 대회 입상, 세계로봇축구연맹 로봇월드컵대회 우승 등 세계 로봇 대회를 휩쓸었다. 모두 다 산업용 로봇에 뛰어들던 시기에 서비스로봇이라는 모험을 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대표는 “당시 로봇회사는 모두 산업용 로봇만 개발하고 있었지만 꿈이 담긴 로봇을 만들고 싶어 직접 창업했다”면서 “로봇시장이 빠르게 서비스로봇으로 확대되고 있어 기업 도약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