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잉', 스위치 온과 동시에 자율주행모형차가 정해진 트랙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곡선주로, 장애물 등 정해진 미션을 차근차근 수행하던 중 '아~'하는 장탄식이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완주 고지를 앞둔 마지막 지점에 멈춰서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 것이다.
12일 서울 행당동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2018 지능형모형차 경진대회'가 열렸다. 한양대 미래자동차연구소 주최로 올해 16회째 열린 이번 대회는 대학생들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반영된 현장이었다. 전국에서 100개팀이 신청했고, 47개 대학 89개팀이 최종 등록해 열띤 예선 끝에 14개 대학 19개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참가팀이 스위치를 켠 뒤 모형차들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30m의 트랙에서 곡선구간을 물 흐르는 듯 따라갔고 장애물을 만나면 차선 변경을 통해 이동을 이어갔다. 감속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였고, 정지구간에는 멈춰섰다. 주행구간에서는 일체 사람의 관여가 없었다. 모형차의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기 위해 참가팀들은 3~4월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미지 프로세싱을 위한 라인카메라 등 센서와 적외선 카메라 등을 활용해 거리를 계산하고 모터에 전달하는 부분, 방향을 결정하는 조향장치 제어 등 자율주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수정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참가팀들이 자율주행 모형차를 쉽게 설계·구성하는 데는 매스웍스의 자동주행시스템 툴박스, 차로 이탈방지 보조시스템, 센서 퓨전·트래킹,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등이 활용됐다.
김영우 매스웍스코리아 전무는 “최근 자동차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가 1억~2억 라인으로 늘어났다”면서 “자율주행차는 알고리즘 구성과 최적화가 중요하고, 분석을 통해 제어 등 전략을 잘 세워야 하며 구동이 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코딩을 잘하는 것은 물론, 전체를 설계할 수 있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인재양성에 미력을 보태기 위해 10회째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결선에서는 예상치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19개팀 모두가 주행코스를 벗어나 실격처리된 것이다. 이에 주최 측은 다시 결선을 치르기로 결정했고, 다행히 11번째 팀과 12번째 팀의 모형차가 결승점인 정지구간에 정확히 멈춰섰다. 그만큼 주행 난이도가 높았다는 의미다.
30m 구간 중 3분의 1 정도인 감속구간을 제외한 주행로를 36초01에 통과하며 이번 대회 우승격인 금상을 차지한 '이니투스 노부스'(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김찬·염원준·조용식·최호현·하영준 학생) 팀은 “준비 초기 하드웨어(HW) 능력을 고려하지 못한채 알고리즘 카메라를 선택해 시간을 허비했고, 대회 전날 갑자기 속도 측정 센서가 고장이 나서 아침까지 고생했는데 기쁘다”면서 “대회규격에 맞춰 사전 테스트를 굉장히 많이 한 게 빠른 속도로 완주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니투스 노부스 팀은 5명 모두 자동차와 자율주행 기술에 관심이 많은 과 친구들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자율주행 기술과 산업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졸업 이후를 기대케 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