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포털사이트 '다음' 창업자가 모빌리티 분야 벤처·스타트업 신화를 쓰기 위해 11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국내 최초 카셰어링 사업자 '쏘카'를 구심 축으로 하여 모빌리티 분야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우버' 같은 세계 모델을 만든다는 포부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쏘카 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람의 이동수단(모빌리티)을 최적화하고 새로운 사회 가치를 만들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고 밝혔다.
우선 쏘카 중심으로 모빌리티 또는 관련 분야의 국내외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첫 사례로 이 대표가 최근 인수를 결정한 VCNC(커플 전용 SNS 업체) 창업자 박재욱 대표가 이날 함께 자리했다. 미래 모빌리티에서는 다양한 협업과 비즈니스 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애플이 소트트웨어(SW) 기업 '넥스트', 네이버가 검색엔진 '첫눈'을 각각 인수하면서 혁신과 변화를 통해 이들 기업이 수조원의 가치를 내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모빌리티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벤처·스타트업 발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쏘카의 사업 전략을 수익 주도형으로 전환하기보다 오히려 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을 키우고, 사회 가치가 있는 사업 모델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올해 600억원을 투자 받기도 했지만 아직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서 시장을 더 키울 때”라고 말했다.
기업과 자동차, 소비자가 더욱 만족스러운 가치를 느끼도록 서비스 모델을 최적화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쏘카와 VCNC의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서 이동 수단 서비스 효율화를 최적화시킨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기로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자동차를 주문·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존 자동차 제작사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도 시도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쏘카는 이미 사람들의 이동 습관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 흐름을 효율 관리한다. 이 메커니즘은 자동차나 다른 모빌리티 수단이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벤처 1세대로서 기업은 새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 정부는 사회 변화에 걸맞은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며 업계 및 정부에 조언과 건의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창업하는 기업은 많아졌지만 소비 습관이 바뀌고, 사회 가치를 전달하는 기업은 크게 줄었다”면서 “(내가) 기업으로 복귀한 이유는 이런 기업 생태계 불일치를 해소하고, 인큐베이팅 단계부터 투자와 개발을 거쳐 사회 가치를 높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각종 규제가 둘러싸고 있어서 스타트업과 기존 사업자 간 갈등이 반복되곤 한다”면서 “기술 변화와 시장 흐름에 맞는 사회·경제·기업 환경에 맞는 새로운 규칙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쏘카 같은 회사라면 우버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혁신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사회와 적극 소통하면서 새로운 규칙도 앞장서서 제안해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