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등 지능형 개인비서(IPA)는 AI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음성, 텍스트, 영상 정보 등의 형태로 전달받은 요청사항을 이해하고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지능형 개인비서는 AI 기반 메신저와 문자 대화(채팅)를 통해 단순한 대화를 넘어 정보를 검색하고 항공기, 숙박, 쇼핑 주문까지 수행한다.
IPA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용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돼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까지 연평균 34.9% 성장해 글로벌 시장 규모는 110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IPA는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번역 등 AI 기술 상용화 시발점이자 핵심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챗봇 또한 사전에 합의된 질문에 정해진 정답을 찾는 'Q&A형'을 넘어 개인 성격이나 가치관, 취향까지 고려한 맞춤형으로 진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IT업계도 챗봇 등 IPA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개인이 직접 자신에게 특화된 챗봇 비서를 채용해 실생활에 사용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2011년 10월 iOS 5 신규 기능으로 시리(Siri)를 탑재한 이후 아마존은 2014년 11월 지능형 개인비서 '알렉사(Alexa)' 기반 거치형 블루투스 스피커 '에코(Echo)'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고객 상황을 인지한 구매 에이전트에서 생활 에이전트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2016년 5월 자연어 처리, 번역, 음성 인식,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한 IPA '구글 어시스턴트'를 발표했으며 페이스북은 2015년 8월 지능형 개인비서 '엠(M)'을 페이스북 메신저에 탑재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딥러닝 기반 지능형 개인비서 '빅스비'를 공개했으며, 네이버는 문맥을 이해하는 대화형 엔진인 '네이버i' 베타버전에 이어 앱 형태 AI 플랫폼 '클로바'를 출시했다. 또 카카오에서는 음성 엔진, 시각 엔진, 대화 엔진, 추천 엔진, 번역 엔진 등 AI 핵심 기술이 결합된 '카카오 아이(Kakao I)'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음성인식 기반 지능형 개인비서 기기인 '누구(NUGU)'를, KT는 지능형 개인비서 기기 '기가 지니(GiGA Genie)', LG유플러스는 스피커형 지능형 개인비서 기기를 선보이는 등 통신 3사 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오랜 기간 각종 데이터를 분석·처리하고 AI 기술력을 축적해온 글로벌 기업이 국내 IPA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음성인식 기술 기술수준이 글로벌 기업 성능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솔트룩스는 AI 기반 지식서비스 '아담'을 발표하는 등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한국어에 대한 음성인식 기술이나 자연어 처리 역량, 하드웨어 플랫폼 장악력 등 국내 연구소 및 기업 강점을 적극 활용해 내수 시장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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