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항산화 기능을 가진 나노입자로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활성산소 영향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에 활용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포 안팎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세리아(CeO₂) 나노입자 시스템을 개발해 동물 실험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활성산소는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생체 분자를 무차별 공격한다. 전자를 빼앗고 산화시켜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신경염증과 파킨슨병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이 개발한 세리아 나노입자는 활성산소를 중성화해 전자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없앤다. 활성산소 외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나노입자 크기와 특성을 다변화해 치료 효능을 높였다. 우선 크기가 11나노미터(㎚)에 불과한 '세포질 표적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표면에 양전하를 띠게 해 음전하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는 '미토콘드리아 표적 입자'도 만들었다. 세포 밖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400㎚ 크기 클러스터 나노입자도 구성했다.
파킨슨병 생쥐 대상 실험에서 치료효과도 입증했다. 세 종류 나노입자 가운데 세포질·미토콘드리아 표적 입자가 도파민 분비 핵심 효소인 '티로신하이드록시아제' 감소를 막았고, 뇌염증 완화에는 세 가지 나노입자 모두 효과를 보였다.
현택환 단장은 “세포 안팎에서 활성산소를 선택·제거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 나노입자가 가진 의학 적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암, 패혈증, 알츠하이머 치료 시스템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