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내년 목표로 대상포진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정 논의를 본격화한다.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시키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NIP 포함 백신 80~90%는 영유아와 어린이에 치중됐다. 19종 백신 중 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2종만이 65세 이상 노인들 대상이다.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고령층을 위한 백신을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는 지속됐다.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면 65세 노인은 대상포진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NIP에 포함돼 있지 않아 접종비 부담이 높다. 1회 평균 20만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층에는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른다.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면 1인당 약 70만원, 약 4조6171억원의 사회적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 45만명이었던 대상포진 환자는 2014년 64만명으로 연평균 7.3% 증가했다. 지난해 환자가 71만1442명에 육박했다. 연령별(2016년 기준)로 보면 50대가 25.4%(17만6289명)로 가장 많았다.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 무료지원 대상자 비용-효과성을 검토한 뒤, 본격 내년 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료 접종에 투입되는 약 5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하는 백신은 2종류다. 수두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제조한 생백신이다. 다국적 제약사 MSD '조스타박스'가 시장점유율 1위다. 국산표 대상포진 백신도 등장했다. 국내 제약사 SK케미칼(현 SK바이오사이언스)은 '스카이조스터'를 출시했다. 대상포진 백신 국가 무료접종 대상이 되면 이들 제약사에도 혜택이 돌아간다.
NIP 도입 타당성 검토 후 정부와 제약사 간 가격 협상이 적정하게 이뤄지면 내년부터는 대상포진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정책 효용성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상포진 백신 대상자는 지극히 한정적”이라면서 “다양한 백신 중에서 대상포진 백신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는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 상태로 존재하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질환이다. 발병하면 가벼운 피부 발진이 나타나고 심하면 간염,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50~60대 이상에서 많이 생겨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까지 젊은 층에서 증가세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