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이하 4차특위)가 제시한 105개 정책 과제 권고(안)에 대해 정부가 부처별 역할 분류는 물론 과제화 작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기 4차특위 출범을 앞두고 개혁 과제가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않아 자칫 4차특위 논의가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회 4차특위는 지난해 12월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등 8개 정부 부처와 민간 전문가 논의를 거쳐 105개 정책권고(안)을 채택, 지난 5월 정부 부처에 전달했다.
105개 정책권고(안)에는 △일본 수준으로 개인정보 활용 확대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블록체인 범정부 위원회 구성 등 정책 방향 설정 등이 주요 과제로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는 보고서를 받은 지 2개월이 지났지만 부처별 역할 분류 또는 정책 과제화 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차특위 관계자는 “4차특위 활동 보고서를 완성해 과기정통부와 기재부 등 각 부처에 전달하고 정책 과제 공유를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이후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요 정부 부처 장·차관도 4차특위 활동 결과에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4차특위 활동 보고서를 읽었는지 여부를 질의했다. 이에 대해 유영민 장관만 형식에 그친 '네'라는 응답만 했을 뿐 다른 과기정통부 차관은 얼버무렸다. 실행 조직으로 과제가 제대로 공유되는데 한계가 분명했다는 방증이다.
김성식 전 4차특위 위원장은 “입법권이 없는 4차특위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정부 부처 관심도가 너무 낮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법률 과제와 달리 정책에 반영할 수 있고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 많아 부처별 과제화 또는 분류 작업을 진행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행태는 이에 앞서 국회 사무처가 제안한 52대 개혁 입법 과제 후속 조치와 상반된다. 당시 정부는 과기정통부 중심으로 국회 사무처 과제에 대해 소관 부처를 정리하고 수용, 신중 검토, 반대 등 입장을 정리해서 전달했다.
김 전 위원장은 2기 4차특위가 과제를 더욱 세분화하고 집행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국회는 2기 4차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2기 4차특위 역시 여야 동수로 총 18명으로 구성된다. 활동 기한은 2018년 12월 31일까지다. 2기 위원장으로는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유력하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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