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에서 일하려면 자기주도적 문화에 익숙해야 합니다. 전문성은 기본이죠”
전현성 카카오페이 인사총괄은 지난해 카카오페이 분사 이후 사내 인사 업무를 도맡아왔다. 8월 초엔 하반기 공채까지 있어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 총괄은 카카오페이가 원하는 인재 특징을 한 마디로 '자기주도성'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카카오페이엔 정해진 업무 틀이나 제약이 없다”면서 “누구도 일을 시키거나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든 직원은 주어진 업무 본질에 집중하고,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해야 한다. 대표나 사업부문장, 신입 크루(직원)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업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뿐이다.
전 총괄은 “일반적으로 신입사원 훈련을 시키는데, 오히려 역할이나 사고 틀을 제한한다”면서 “신입이라도 역량이 되면 전문가로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직원마다 법인카드를 지급하는 것도 자기주도성과 맞물려있다. 취지에 맞으면 회식도 쏠 수 있다. 사용은 전적으로 개인에 맡긴다. 비용 한계도 없다.
채용에 있어서도 자기주도성은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개발자 채용이 필요하면 실무자가 판단해 리더에게 요청한다. 하반기 채용 계획도 이렇게 이뤄졌다.
지난달 20일 열린 페이톡 행사도 마찬가지다. 갓 입사한 직원이 기획했다. IT업계 개발자를 초청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전 총괄은 “필요한 정보는 공개와 공유로 푼다”면서 “이메일로 업무 내용을 주고받지 않고, 사수와 부사수라는 개념도 카카오페이엔 없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의 모든 업무는 '아지트'라는 게시판 형태 개방형 공간에서 이뤄진다.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배경과 논의과정, 의사결정이 전부 공개된다. 예를 들어 아지트에 논의사항이 올라오면 여러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적는다. 본인 업무와 연결지어 고민하면서 논의를 발전시키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처럼 '좋아요'나 '싫어요'를 눌러 평가할 수도 있다.
전 총괄은 “정보가 한 곳으로 집중돼 발생하는 정보 권력화도 카카오페이에선 찾아볼 수 없다”면서 “카카오페이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화”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상명하복이 아닌 논의를 통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체계지만 의사결정체계는 명확하다. 리더가 한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참고한다.
장년층 직원도 달라진 문화를 받아들이면 얼마든지 합류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젊은 개발자가 많아도 평균연령은 35세가 넘는다. IT업계에서는 높은 편이다. 금융권 출신 시니어도 여럿이다.
전 총괄은 “우리와 결이 맞는 사람은 제한이 없다. 본인 스스로 나이가 많다는 벽이 없으면 된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