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드론 핵심 원천기술 개발과 연구인력 육성 노력이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오프소스를 바탕으로 응용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원천기술 확보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드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부처가 주관하는 제16회 로봇항공기대회에서 초급반에 한해 로봇항공기시스템을 만들 때 오픈소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드론 저변 확대를 위해 '최소한 유도제어 및 임무운용 소프트웨어는 자체 개발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전에는 초급반과 정규반 모두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야 했다.
규정 완화는 핵심 원천기술 개발 인프라가 취약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로봇항공기대회는 15년 이상 국내 원천기술 발전에 기여한 권위 대회다. 참가 팀을 늘려 저변을 확대하려면 규정을 완화해야 했다. 국내에서 FCC를 자체 개발할 정도로 고급 연구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대회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연구인력 양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FCC를 개발할 수 있는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하는 국내 항공우주공학 대학원은 10여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무인기 전공자를 추려내면 매년 배출되는 석·박사급 인력은 수십명에 그친다. 이 때문에 드론 개발 전문기업조차 연구 인력이 없어 원천기술 개발보다 해외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주로 3D로보틱스 오픈소스 '픽스호크'나 중국 DJI 제품을 활용한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응용뿐 아니라 원천기술 개발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 오픈소스 의존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드론제조업체 한 대표는 “이미 중국산 부품이 잠식한 드론 제조시장에서 FCC까지 자체 개발을 포기할 경우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CC는 드론 기술 가운데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더욱 정밀하게 기체를 제어하려면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오픈소스만 가지고 창의적인 드론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한계도 있다. 오픈소스를 활용할 경우 해외기업이 제공하지 않는 수준의 신기술·신규 서비스를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동진 한서대 무인항공기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응용에 초점을 맞춰 인력 양성과 원천기술 개발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드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연구 인력 육성 프로그램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