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대란에 다른 백색가전 A/S까지 '초비상'

에어컨 설치기사가 전자랜드에서 판매된 에어컨을 소비자 가정에 설치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에어컨 설치기사가 전자랜드에서 판매된 에어컨을 소비자 가정에 설치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여름 '에어컨 대란'이 다른 백색 가전 사후서비스(AS) 쪽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에어컨 설치와 수리에 인력이 집중 투입되면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다른 대형 백색가전에서는 수리 전담 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서울 영등포구를 기준으로 LG전자서비스센터 홈페이지에서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을 수리 받기 위해서는 빨라야 13일부터 수리가 가능했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서비스 소요기간 더 길었다. 같은 날 영등포 지역을 기준으로 16일까지 수리신청 일자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예약 가능한 엔지니어 부족으로 수리 신청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대형 백색가전은 크기가 비대하고 무겁기 때문에 양사 모두 AS 담당 직원이 소비자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출장 수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 백색가전은 가정에서 이미 필수가전으로 활용되는 만큼, 수리 소요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용자 실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품목과 제조사에 따라서는 최대 2주 후 수리가 가능한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S 소요기간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지는 까닭은 에어컨 대란과 직접 연관돼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공통된 반응이다. 올해에도 한여름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에어컨 수리, 설치 수요가 폭증했다. 이 때문에 에어컨 서비스까지 걸리는 기간이 대폭 길어지는 등 일선 현장에서는 '에어컨 대란'이 발생했다. 높은 에어컨 실적에도 업계가 한켠에서는 마음을 졸였던 이유다. ▶본지 8월 3일자 15면

이에 발 맞춰 전자업계에서는 에어컨 서비스 대응에 AS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다양한 품목을 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처럼 에어컨 수리에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는 AS 인력을 집중 배치할 수 밖에 없다. 여름 에어컨 성수기에 발생하는 부득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는 현재 에어컨 대란 사태가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4월부터 에어컨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한여름 수요가 어느 정도 분산된 측면이 있었지만, 올해엔 늦은 무더위로 수요가 특정 시점에 집중됐다”면서 “이번주를 기점으로는 에어컨 대란 사태가 수그러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가전 AS 상황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