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이 뿔났다. 앞에서는 혁신성장 주역으로 치켜세우면서, 뒤에선 규제로 발목을 잡는 이중적 산업 정책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 의장 김봉진)은 8일 성명서를 통해 “스타트업은 합법과 불법 경계에서 신음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자가 소관부처에 큰소리치는 동안 스타트업은 언제 철퇴를 맞을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포는 혁신성장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코스포는 “대통령이 네거티브 규제를 강조하는데도 일선 현장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투자자는 규제에 움츠러들고, 스타트업은 방어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정부 정책과 따로 노는 지자체 행태도 꼬집었다. 최근에 불거진 서울시와 스타트업 간 갈등을 언급했다. 코스포는 “전세버스 승차공유 스타트업이 서울시로부터 사업 중단을 통보받았다”며 “당시 담당 공무원은 운행 중인 차량에 올라타 시민 사진을 무단으로 찍는가 하면 스타트업 대표에게 호통을 쳤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해당 업체는 전세버스 사업자와 시민 출퇴근을 연결, 시민 편익은 물론 사업자 수익 증대에 기여한다”며 “이 같은 상생 모델까지 사업을 접게 한다면 스타트업은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플랫폼에 대한 규제 혁신을 요구했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아닌 안전성이 확보되고 상생이 전제된 사업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길을 터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스포는 “디지털모빌리티에는 우버식 승차공유뿐 아니라 렌터카, 승합차, 전세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속해있다”며 “택시업계 반발을 핑계 삼아 수많은 상생 플랫폼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했다.
대안으로 사회적 대화를 제시했다. 여러 이해관계자와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달라고 주문도 덧붙였다. 이를 통해 신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오해를 걷어내겠다는 게 코스포 바람이다.
코스포는 “청년이 신산업에 도전하고 기업이 성장해야 좋은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이런 구조가 갖춰져야 혁신성장, 지속가능한 소득주도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