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를 상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규제 완화에 엇박자를 내오던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협력한다.
이재홍 신임 게임위 위원장은 8일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제한과 관련해) 청소년 보호 취지를 살리고 사행성은 막아야 하지만 성인의 자율권도 보장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논의해 합리적인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규제 개선 뜻을 밝힌 것이다.
현행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는 매달 성인 50만원, 청소년 7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법이나 게임위 규정에 정하지 않았지만 게임위 등급 신청 시 내용정보기술서 양식에 이 기준을 초과하면 등급 분류가 반려된다.
정부 의견도 규제 완화 쪽이다. 문체부는 최근 국무조정실과 함께한 회의에서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를 개선해야 할 규제로 보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 현황 가운데 하나로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를 포함시켰다.
정부와 게임위가 합의하면 결제 한도가 상향된다. 성인 이용자의 경우 100만원 한도 안에서 본인이 월 결제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규제 개선 이후 일정 시간을 두고 부작용을 관찰한 뒤 상한선을 완전 폐지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문체부는 게임업계 의견을 수렴해 2016년부터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게임위 반대 등으로 실현하지 못했다.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상한액을 올리거나 없애면 확률형 아이템과 결합, 사행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것이 반대 측 주장 핵심이다.
게임업계는 이미 모바일게임에 결제 상한선이 없고, 명문화된 규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개선을 촉구했다. 구글 애플 등이 운영하는 모바일게임 플랫폼은 별도 결제 금액 제한을 하지 않는다.
결제 한도가 완화되면 온라인게임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수혜가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이 대표 수혜 기업이다. 이들 게임사는 50% 전후 온라인게임 매출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로 매년 6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스마일게이트도 신작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를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규제는 2003년 게임물 심의를 담당한 영상물등급위원회 주도로 시작됐다. 별도 연구나 검토 과정 없이 임의로 월 결제 상한액을 성인 30만원, 청소년 5만원으로 각각 제한했다. 2009년에는 금액을 한 차례 올려 현행 성인 50만원, 청소년 7만원으로 정했다.
한편 게임위는 8일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호선 회의에서 위원 호선방식의 절차를 통해 제3대 위원장으로 이재홍 위원을 선출했다. 이재홍 신임위원장은 취임일인 8월 8일부터 3년의 위원장 임기가 시작된다.
이재홍 신임위원장은 숭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 종합문화연구과 석사를 취득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숭실대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게임교육원 디지털스토리텔링학과 교수,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재분류자문위원, 제7대, 제8대 한국게임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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