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글로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지역별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북미와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춰 서로 다른 신차 2종을 투입, 제품군 다변화로 판매를 확대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북미 시장에 완전 신차인 '텔루라이드(코드명 ON)'를, 국내에는 '모하비'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는다. 최근 텔루라이드가 국내 주행 시험에 나서면서 모하비 단종설과 텔루라이드 국내 출시설이 나왔다. 그러나 기아차는 두 차종을 지역별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전략형 모델로 키워 대형 SUV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텔루라이드는 북미 시장 전용 모델로 육성한다. 기획 단계부터 북미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현지 인기 차종인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을 철저히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8명이 탑승할 수 있는 넉넉한 차체에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다.
텔루라이드 생산은 기아차 북미 전략 거점인 미국 조지아 공장이 맡는다. 텔루라이드는 조지아 공장 가동률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연간 36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조지아 공장은 현대차 싼타페 위탁 생산 물량이 빠지면서 가동률이 70% 이하에 머물고 있다. 생산 차종도 기아차 옵티마(K5)와 쏘렌토 2종에서 3종으로 늘어난다.
국내에선 모하비 상품성 개선 모델을 준비 중이다. 기아차는 차체가 너무 큰 텔루라이드보다 모하비가 국내 도로 환경과 소비자 취향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모하비에 안전·편의 등 부족했던 일부 사양을 업그레이드한 신형 모하비는 내년 초 등장할 예정이다.
2008년 처음 등장한 모하비는 기아차 유일 대형 SUV로 국내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수요도 꾸준하다. 올해 들어 7월까지 5400여대가 팔렸다. 2016년 1월 한 차례 부분변경을 제외하면 큰 변화 없이도 기아차 판매에 도움을 준 효자 차종인 셈이다.
기아차는 글로벌 SUV 시장 성장세에 따라 북미, 중국, 인도, 한국 등 지역별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현지 전략형 특화 모델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텔루라이드로 불리는 대형 SUV 신차에 대한 구체적 생산 계획과 출시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모하비는 단종 없이 계속 판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