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기술발전, 고객 트렌드 변화에 따라 유통업계 신기술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푸드테크와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고객에게는 편리함과 빠른 주문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매장에서는 맞춤 제품 제공 및 매장 인력 활용의 효율성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커피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는 매장 방문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이고 매장 주문 확대를 위해 롯데리아 '무인 주문 기기'와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 전국 1350여 개 매장 가운데 리조트·휴게소 등 특수 점포와 지방 소규모 매장을 제외하고 키오스크를 들여놓은 매장 수는 750여개로 60%에 달한다. 2015년 80개점에 도입 후 3년만에 빠른 속도로 운영 점포를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매출 비중도 2015년 8.6%에서 지난해 24.1%, 올해 약 40%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KFC와 버거킹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연내 모든 직영 매장에 키오스크 전면 도입을 결정했다. KFC는 올해 안에 전체 201개 전체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약 110여개 매장에 설치를 마쳤다. 버거킹 역시 현재 직영 매장 212곳 중 191곳에 키오스크 설치를 마쳤다. 공항이나 복합쇼핑몰을 제외한 전 직영 매장에 도입을 완료 할 예정이다.
한국피자헛은 점원 업무 효율을 높이고 고객 응대 서비스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서빙 로봇 '딜리'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딜리'는 매장 내 테이블 사이를 자율 주행하며 음식을 운반한다. 본체 상단의 쟁반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며 사람이나 장애물을 인지하고 회피해 최적의 경로로 테이블까지 음식을 나르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식당가와 문화센터 자리에 가상현실(VR) 체험관을 선보인다. 최근 쇼핑시설에서 모객 효과 역할을 하는 식당가는 절반으로 줄이고 충성 고객 이용 비중이 높은 문화센터를 외부로 옮기는 대신 업계 최초로 VR 체험관을 오픈한 것이다. 온라인·모바일 고객 증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멀어지는 '2030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이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위해 가상현실 플랫폼 회사 GPM과 협업해 △래프팅 번지점프 롤러코스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몬스터 어드벤처' △다양한 가상현실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몬스터 시네마' 등으로 구성했다. 1인승부터 12인승까지 60여 개 VR기기가 갖춰져 있고, 동시에 최대 10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유통업계가 새로운 기술을 적극 도입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늘리고 있다”며 “점원은 고유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고 고객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