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3'가 1만4250대나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 시장을 제외하고 단일 모델로 한 달 동안 판매된 차량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수치다.
테슬라는 모델3 주력으로 '모델S' '모델X'까지 판매 호조를 보였다. 북미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가운데 6대는 테슬라 차량이 차지했다. 일본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 강세로 북미권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10% 수준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 북미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EVs)에 따르면 지난달 북미 전기차(BEV·PHEV)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차(모델3·S·X) 판매량이 1만7434대로 점유율 62%를 기록했다. 2위인 GM(2650대)보다 약 7배 많이 팔렸다.
테슬라는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도 6만6876대를 기록, 점유율 4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모델3' 점유율은 지난달 51%로 7월까지 누적 시장 점유율은 25%(3만8617대)를 차지하며 7개월째 판매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기차 모델별 판매량 순위는 2위가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3·4위는 '모델S'와 '모델X'다. GM '볼트(Bolt)'와 PHEV '볼트(Volt)'는 각각 5·6위로 밀려났다. 국산 배터리를 채용한 Bolt와 Volt는 지난해부터 줄곳 2~3위를 지켰지만 2분기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독주가 지속되면서 팽팽하던 한·일 전기차용 배터리 경쟁에서 국산 업체가 밀리고 있다. 경쟁차에 비해 두 배 더 큰 배터리를 채용한 테슬라 차량 판매가 늘고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전기차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일본산 배터리는 약 142만6895㎾h 팔렸다. 이는 6월(105만14㎾h) 대비 약 37만㎾h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 6월 일본산 배터리 점유율이 85%인 것을 감안하면 국산 점유율은 10%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배터리 점유율은 올해 초 20~30%를 유지하다 지난 5월부터 10%대로 추락했다는 의미다.
중국과 일본은 모두 자국 배터리를 채용한다. 사실상 북미 시장의 전기차 판매 동향에 따라 배터리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바뀌는 구조다. 테슬라의 독주는 국내 배터리업체에는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테슬라 판매량은 2년 전 사전 계약자들 물량이 대부분으로, 1만대 이상 판매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북미에선 국산 배터리가 일본에 크게 밀리고 있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체가 커지고 있어 배터리 생산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