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해외 스타트업을 위한 인바운드 액셀러레이팅 중요성
인도를 방문하면 현대자동차를 많이 본다. 반가운 마음에 현대차가 한국 기업이라고 말하면 인도 사람들은 화를 낸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기업이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인도에 자회사를 둬 인도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수출 물량 대부분을 생산한다. 많은 인도인을 고용하고 있으며, 인도 경제에 좋은 영향도 미친다. 여기서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해외 기업이 우리나라에 진출해서 한국인을 많이 고용하고 한국 경제에도 기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중기벤처기업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진행하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사업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속에서 2016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이 사업에 신청한 기업은 5724개사에 이른다. 그 가운데 현재까지 169개 해외 스타트업을 선발, 지원하고 있다. 2018년은 진행 중이기 때문에 2017년까지 성과를 분석해 보면 41개사가 국내 법인을 설립했고, 그동안 한국에 392억원을 투자했다. 고용된 한국인은 94명이다. 비즈니스는 403건이 발생했다. 이제 시작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가 이뤄진다면 성과는 계속 커질 것이다.
사례를 몇 개 살펴보면 홍콩 스타트업 트레벌플랜은 이 프로그램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여행 챗봇 서비스로 참가했다. 현재 월 사용자 50만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35억원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아시아나, 제주항공, 중국둥팡항공, 티웨이, 홍콩 에어라인 등 14개 여행 관련 기업과 파트너를 확보했다. 현재 여행사 챗봇 서비스 부문 1위로 평가받고 있다. 고용 성과로는 한국 개발자 14명을 채용해 동북아시아 전역 서비스의 핵심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 기업 바민은 AI 및 머신러닝 기반의 모바일 영업자동화(SFA)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이다. 삼성 인도법인, GE헬스케어, MRF 타이레스, 타타 등 25개 이상 기업이 바민의 툴라이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업자동화 솔루션(SaaS)은 신세계가 한국 독점 파트너로 이용하고 있다.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 전 가맹점에 해당 솔루션이 도입됐다. 매출 성과는 5만달러 이상을 달성했고, 한국인 관리직도 다수 채용해 나가고 있다.
미국 기업 비어 로보틱스는 서빙·배달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음식을 나르는 레스토랑용 서빙 로봇 '페니'를 개발, 다양한 음식점 및 기타 배달 서비스에 활용하면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로부터 2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고, 배달의민족과 연계해 배달용 이동 로봇을 개발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기업 이글루 홈은 모바일 및 블루투스 기반의 도어록 시스템 제조 및 판매 기업이다. 세계 80여개국으로부터 주문을 2만건 이상 받았다. 인시그니아 벤처파트너스, 필립 프라이빗 에쿼티, X캐피털 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금 44억원을 유치했다. 에어비앤비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 아마존과 홈디포 등 30여개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2년 남짓한 성과에서도 볼 수 있지만 해외 스타트업의 인바운드 액셀러레이팅 사업은 좀 더 많은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서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