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비한 요금정책 개발에 착수했다. 5G 시대 통신요금 규제 운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5G 요금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전문가로 구성된 '5G 요금체계 연구반(가칭)'을 출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5G가 초래할 기술과 시장, 이용 환경 변화를 사전에 파악, 합리적 요금체계와 정책을 모색하는 게 목표다. 연구 결과는 내년 상반기 이통사 5G 요금제 출시에 대비해 인가·신고 과정에서 적용할 내부 기준을 수립하는데 활용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5G 상용화에 따른 변화가 급격, 사전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G시대 △데이터 트래픽 폭증 △1인당 연결기기 다양화 △기업용 서비스(B2B) 진화 등에 적합한 요금 체계를 모색한다.
과기정통부는 5G에도 종량·정액제 등 요금형태가 적합할지 B2B와 1인 다기기 요금제는 어떻게 구성될지 등을 사전 검토하고 관련 정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기존 2세대(2G)·3G 요금제가 음성 종량 중심이었다가 LTE 시대에는 데이터중심 정액제로 변화했듯이 통신 세대 변화는 요금체계 변화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는 판단이다.
과기정통부는 가계통신비 절감도 5G 요금 정책 핵심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요금형태 또는 수준을 제시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정부 구상에 대해 이통사는 논의에 참여하겠다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정부가 통신서비스가 출시도 되기 이전 변화에 대응해 요금정책을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통사는 자율주행차 등 통신과 다른 서비스가 융합돼 제공주체가 모호한 5G 서비스에 대해 요금 운영 주체를 명확히 한다거나 적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이통사는 원칙적으로 자율 시장 상품인 통신 요금에 대해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는 활동 자체가 과도한 개입이며 결과적으로 요금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요금 자체가 이통사 명운을 좌우할 핵심 전략인데 이통 3사가 정부와 머리를 맞대 허심탄회한 논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정부가 체계를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시장 자율성을 저해하면서 요금인하 압박을 위한 통로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시장 개입 우려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고위관계자는 “5G는 이전과 다른 통신의 질적인 변화를 촉발하면서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연구하고 준비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요금 수준, 형태를 정부가 구성해 이통사에 압박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잘랐다.
5G 요금 정책 윤곽은 연말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국회에 12월까지 5G에 관한 통신요금 정책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표〉5G 통신요금 정책방안 개요>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