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 환자 개인정보를 카카오톡(카톡)과 같은 일반 메신저로 주고받아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 내 업무 지시나 의견 교환 등에 카톡이 주로 사용된다. 최근 논란이 된 산부인과 신생아 사망 사건도 카톡으로 업무 지시가 이뤄졌다.
의사 대부분이 카톡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마땅한 소통 채널이 없어서다. 일부 대형 병원에서는 자체 메신저를 도입했지만 이용률이 떨어진다.
한 대형병원 의사는 “자체 메신저가 있어도 카톡을 이용하는 경우도 잦다”면서 “카톡처럼 편리하지 않고, 사용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 개인정보가 담긴 내용을 일반 메신저로 교환하면 자칫 불법으로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같은 병원 내에서라도 폐쇄망을 이용하지 않고 환자정보를 교환하는 건 불법일 수 있다. 일반 메신저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기에 고의나 실수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환자 동의 없이 다른 병원에 개인정보를 보내는 일도 마찬가지다. 의료법 21조에 따라 환자 개인정보는 반드시 동의를 거쳐야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엑스레이나 MRI 등 진료기록은 물론이고 재미삼아 지인에게 유명인 병원 방문 여부만 알려줘도 개인정보 유출”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카톡 사용 여부 자체로 의료법 위반에 따른 처벌은 받지 않는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사실이 있어야 하고 피해당사자가 고소해야만 가능하다. 법원 판단에 따라 자격정지 2개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목적에 따라 위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사가 치료목적으로 환자 정보를 공유했다고 모두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치료목적이 아니라면 개인정보 공유는 카톡 외에 모든 수단이 불법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건 모두 불법이지만 의사의 경우 의료법에서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면서 “과실 여부를 따지려면 유출 지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