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TV 시장 패권 경쟁…3대 관전 포인트

삼성전자 146형 모듈러 TV 더 월(The Wall)
삼성전자 146형 모듈러 TV 더 월(The Wall)

하반기 글로벌 TV 시장이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는다. 세계 TV시장 1, 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대표 제품인 QLED TV와 올레드(O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고, 8K와 마이크로 LED로 차세대 기술 대결도 펼친다. 급성장하는 중국 TV 업체와 경쟁도 공통 과제다.

◇8K·마이크로 LED 차세대 TV 대전 개막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월부터 8K TV와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TV를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CES에서 공개했던 8K QLED TV를 9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고화질 변환 기술을 탑재해 저화질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 영상으로 변환해준다. 8K TV 확산의 걸림돌로 꼽히던 콘텐츠 부족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

LG전자도 이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8'에서 8K 올레드 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8K TV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면서 공개 시점을 앞당긴다.

차세대 TV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경쟁도 펼쳐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선보였던 '더 월'에 이어 IFA 2018에서 마이크로 LED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가정용 마이크로 LED인 '더 월 럭셔리'를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 역시 IFA에서 마이크로 LED 제품을 처음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용 시장을 겨냥한 초대형 제품을 먼저 공개하고, 가정용 제품은 추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등 후발 업체와 확실한 기술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 분야다. 선제 개발과 출시로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력을 과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LG 베스트샵 서울양평점에서 LG전자 모델이 LG 올레드 TV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LG 베스트샵 서울양평점에서 LG전자 모델이 LG 올레드 TV를 소개하고 있다.

◇QLED vs 올레드, 프리미엄 시장 경쟁 가속

프리미엄 TV 시장을 놓고 펼치는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올레드 TV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QLED TV 판매량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QLED TV와 대형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레드 TV 대중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국내 기준 55형 올레드 TV 가격은 200만원 초반까지 낮아졌다. 가격 장벽이 낮아지면서 올레드 TV 구매도 크게 늘었다. 올해 LG전자 국내 TV 매출에서 올레드 TV 비중은 절반 수준까지 상승했다. 2016년 25%, 지난해 35%보다 크게 늘었다.

하반기에도 양사의 공격적 마케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TV 시장이 프리미엄과 대형 위주로 형성되면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급성장하는 중국 TV 업체 견제

글로벌 TV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업체 견제는 삼성과 LG 모두의 과제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반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저가 소형 모델 판매를 줄인 것이 출하량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8.7% 출하량이 늘었다. 올레드 TV 판매 급증과 대형 LCD TV 판매가 함께 증가한 덕분이다.

국내 업체와 달리 중국 업체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세계 시장 3위인 TCL은 지난해 상반기 628만대에서 올해 774만대로 23.2%나 늘었다. 4위인 하이센스도 27.2%나 출하량이 늘었다. 중국 업체 출하량 확대는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진출을 늘리는 것과 맞닿아 있다.

TV업계 관계자는 “TCL이 올해 유럽에서 톱 3에 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면서 “동남아는 물론이고 미주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저가 시장 공세 수위를 높인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