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많은 투자 기회 제공하는 베트남 스타트업 기업
2015년에 토피카(TOPICA)라는 베트남 스타트업을 만났다. 얼마 전에 다시 만난 그들의 3년 성장 성과는 매우 놀라운 수준이었다. 이미 매출 규모는 국내 상장사 규모로 성장했고, 태국에 진출해서 온라인 영어교육 시장 선두권을 달리고 있었다. 베트남에 가면 이전에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와츠앱을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깔면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베트남 현지 채팅 앱 잘로(Zalo)를 설치해야 한다. 잘로는 한국 카카오톡과 중국 위챗처럼 베트남 대표 채팅 앱이다. 현지 시장점유율은 80%에 이른다. 잘로는 중국 위쳇처럼 소셜미디어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처럼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부가 기능도 있다.
사업 차 베트남에 가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젊음이다. 평균 연령 30세인 그들은 현지 여론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절반 이상이 창업 꿈을 품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하지만 열정과 도전 정신은 결코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예산이 열악한 부분이 외국 스타트업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젊은이가 많고 아직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모든 서비스는 쉽게 경쟁력을 갖춘다. 베트남의 현지 시급은 아직 약 1000원 수준이다. 인구가 1억명 규모로 내수 시장이 크다. 젊은이는 소득 수준에 비해 소비를 많이 한다. 중국이 한창 발전할 때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잘로 외에도 이미 몇 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모모'다. 베트남 대표 모바일 결제 앱 기업으로 꼽히는 이 회사는 2007년에 설립됐다. 2013년 골드만삭스, 2016년 스탠더드차디드로부터 각각 575만달러와 28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현재는 베트남 PG 및 전자지갑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고객 500만여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추가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미 통신비나 수도·전기세 등 공과금 납부가 가능하고, 각종 티켓 예약도 가능하다. 잘로가 중국 텐센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모모는 중국 알리바바를 벤치마킹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한국에 네이버, 중국에 바이두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베트남어 전용 웹브라우저 꼭꼭(Coc Coc)이 비슷한 포지셔닝을 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꼭꼭은 베트남 최대 인터넷 웹브라우저 회사인 동시에 사용자를 2200만명 이상 보유한 최대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다.
꼭꼭은 베트남어 6개 성조에 따르는 단어 자동 완성, 단어 자동 추천, 맞춤법 검사 등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며 별도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음악, 영화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스타트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 전략도 단독으로 시장을 개척하려 하면 베트남 현지의 우수한 스타트업과 경쟁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현지 스타트업과 협력이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권한다. 한국의 투자자에게 현재 베트남 스타트업 투자는 적기라고 말하고 싶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