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헬스케어 기업이 최초로 심방세동 실시간 감지 모니터링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우는 심방세동 조기진단을 가능하게 한다. 바이엘 등 세계 유수 다국적 제약사 협력 제의가 잇따르면서 미국·유럽 판매 채널도 확보한다.
스카이랩스는 손가락에 끼우는 반지 형태의 심방세동 모니터링 솔루션 '카트'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10월 미국과 유럽에 의료기기 인증을 신청한다.
카트는 손가락에 끼우는 반지형태 웨어러블 기기다. 손가락에서 혈류 흐름을 분석해 불규칙한 심장의 전기적 신호를 감지한다. 측정한 데이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실시간으로 전송, 분석한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 심방세동 가능성이 포착되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일종으로 심장 일부분이 불규칙하게 떨리는 병이다. 뇌졸중, 심부전의 가장 큰 원인이다. 성인 4명 중 1명에게 흔히 나타난다. 특별한 증상이나 전조현상이 없다. 병원에 가도 2명 중 1명꼴로 진단이 어렵다. 갑작스럽게 증상이 심해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심방세동 진단과 예방은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증상을 감지하는 방법 밖에 없다. 스카이랩스는 혈류로 심장 전기 신호를 가장 잘 측정하고 휴대가 간편해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는 기기 개발을 추진했다. 결론은 '반지' 형태였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기존 심방세동 모니터링 시스템은 심장에 직접 측정 장치를 부착하거나 손가락 끝에 기기를 꽂는 것”이라면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크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혈류 측정이 편리한 손가락에 반지 형태로 끼우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유효성, 안정성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 중이다. 10월경 미국과 유럽 의료기기 인허가 기관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다. 내년 7~8월경 상업화를 예상한다.
글로벌 기업 러브콜이 뜨겁다. 바이엘, 사노피,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타진한다. 대형 다국적 제약사는 심방세동 등 부정맥 치료제를 판매한다. 스카이랩스 '카트'로 환자를 조기 발견하면 치료제 시장은 더 커진다. 바이엘은 '그랜츠포앱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스카이랩스를 지원했다. 인허가 후 글로벌 판매 협업도 고려한다.
한 해 미국에서만 심방세동으로 지불되는 의료비용은 26조원 이상이다. 본인 지불 의료비도 최대 1억원이 넘는다. 세계적으로 심방세동 진단율을 높여 의료비 지출을 막는 데 집중한다. 스카이랩스도 심방세동을 포함해 부정맥, 심부전증, 수면무호흡 등 다양한 만성질환 모니터링 시장을 바라본다.
이 대표는 “일반적으로 부정맥은 65세 이상을 고위험군이라고 봤지만, 이제는 55세 이후부터 위험군으로 보기 시작한다”면서 “발병 후 막대한 의료비가 지출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조기 진단, 예방에 노력하는 상황에서 카트가 국민 건강과 의료비 재정 건정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