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이번 달 국내에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모델 X'에 대한 구매 보조금을 정부에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조금을 못 받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안 받겠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모델 X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공식 사전 계약 시작 일에 맞춰서야 보조금 신청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모델 X 구매를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 온 사전 계약자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모델 X는 정부에 구매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보조금을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2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조금 신청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조금을 포함한 모든 판매 정책은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델 X는 국내 판매 가격은 75D 1억1390만원부터 및 100D 1억3490만원부터로,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전기차 가운데 최고가다. 고성능, 고품질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워낙 고가여서 보조금 없이 판매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정부로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 받으려면 관계 법령에 따른 자동차 인증을 모두 완료한 후 전기차 보급 대상 평가 항목 및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보급 대상 평가를 통과한 전기차를 구매하면 국고(최대 1200만원)와 지방비(440만~1100만원)를 합해 지역에 따라 최대 23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주행 거리, 배터리 용량 등 차량 성능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이에 앞서 테슬라는 지난해 9월 한국 진출 6개월 만에 환경부로부터 모델 S 보조금 지급 확정을 통보 받았다. 이후 모델 S 75D와 90D, 100D, P100D 4개 종이 전기차 보급 대상 평가를 통과해 지역에 따라 보조금을 최대 2300만원 받을 수 있게 됐다. 모델 S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총 221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모델 X는 보조금 자체를 신청하지 않아 소비자는 차량 가격 100%를 내고 구매해야 한다. 보조금을 지원 받아 모델 X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은 회사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모델 X를 사전 계약한 한 고객은 “모델 X 구매를 문의한 수개월 전부터 회사 측이 보조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이달 공식 사전 계약 시작 일에 맞춰서야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면서 “본사 방침이라고만 설명할 뿐 왜 미리 보조금 지급 여부를 알려주지 않았는지 사전 계약자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