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X, 정부보조금 안 받겠다"…사전 계약자 불만 속출

테슬라가 이번 달 국내에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모델 X'에 대한 구매 보조금을 정부에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조금을 못 받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안 받겠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모델 X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공식 사전 계약 시작 일에 맞춰서야 보조금 신청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모델 X 구매를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 온 사전 계약자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코리아가 이달 17일 개최한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모델 X를 살펴보고 있다.
테슬라코리아가 이달 17일 개최한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모델 X를 살펴보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모델 X는 정부에 구매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보조금을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2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조금 신청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조금을 포함한 모든 판매 정책은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델 X는 국내 판매 가격은 75D 1억1390만원부터 및 100D 1억3490만원부터로,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전기차 가운데 최고가다. 고성능, 고품질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워낙 고가여서 보조금 없이 판매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정부로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 받으려면 관계 법령에 따른 자동차 인증을 모두 완료한 후 전기차 보급 대상 평가 항목 및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테슬라코리아가 이달 17일 개최한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모델 X를 살펴보고 있다.
테슬라코리아가 이달 17일 개최한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모델 X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 보급 대상 평가를 통과한 전기차를 구매하면 국고(최대 1200만원)와 지방비(440만~1100만원)를 합해 지역에 따라 최대 23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주행 거리, 배터리 용량 등 차량 성능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이에 앞서 테슬라는 지난해 9월 한국 진출 6개월 만에 환경부로부터 모델 S 보조금 지급 확정을 통보 받았다. 이후 모델 S 75D와 90D, 100D, P100D 4개 종이 전기차 보급 대상 평가를 통과해 지역에 따라 보조금을 최대 2300만원 받을 수 있게 됐다. 모델 S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총 221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모델 X는 보조금 자체를 신청하지 않아 소비자는 차량 가격 100%를 내고 구매해야 한다. 보조금을 지원 받아 모델 X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은 회사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모델 X를 사전 계약한 한 고객은 “모델 X 구매를 문의한 수개월 전부터 회사 측이 보조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이달 공식 사전 계약 시작 일에 맞춰서야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면서 “본사 방침이라고만 설명할 뿐 왜 미리 보조금 지급 여부를 알려주지 않았는지 사전 계약자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