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송통신위원회, 관세청, 특허청 등 5개 부처가 '짝퉁 스마트폰' 합동 점검에 착수했다. 스마트폰 제조·유통과 관련, 5개 부처가 공동 대응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본지 8월 24일자 1·4·5면 참조〉
5개 부처는 가짜 부품 비율이 90%에 이르는 짝퉁 폰 유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스마트폰 유통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짝퉁 폰 발본색원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짝퉁 폰 유통이 확산되기 이전에 근절하겠다는 의지다.
5개 부처 합동 점검은 국내 짝퉁 폰 제조·유통 전반에 걸친 실태 파악 출발점이자 감독 강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3일 “5개 부처가 현행 법률에 위배되는 사항을 중심으로 짝퉁 폰 유통 합동 점검을 시작했다”면서 “점검 결과에 따라 짝퉁 폰 제조·유통업체는 물론 이해관계자 모두 관련 법에 따라 처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 부처는 시중 유통 짝퉁 폰에 이통사 로고, 한글 품질보증서 등이 담겼다는 점을 감안해 조직화한 대량 유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짝퉁 폰 제조·유통 적발이 목적이어서 합동 점검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합동 점검에서 과기정통부는 전파법에 의거, 전자기기 적합성 평가 인증을 받지 않은 짝퉁 폰 유통 실태를 집중 확인한다. 짝퉁 폰 제조 행위를 적발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짝퉁 폰 배터리 안전 인증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안전 인증을 받지 않고 스마트폰을 제조·수입한 자에게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부과가 가능하다.
방통위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에 짝퉁 폰 내용이 담겨 있지 않더라도 행정 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짝퉁 폰 국내 유통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국 이통 대리점·판매점 등을 통해 짝퉁 폰 유통 경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다른 국가에서 국내에 모조 부품 등의 밀반입 경로를 추적하고, 특허청은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 상표를 무단 도용한 짝퉁 폰 판매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는지를 점검한다.
모조 부품 수출입은 관세법 제234조 3항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부과가 가능하다.
5개 부처가 합동점검에서 짝퉁폰 제조·유통 실태를 확인하고 처벌하면 글로벌 짝퉁 폰 제재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짝퉁 갤럭시S6 국내 유통 사실을 인지한 삼성전자도 자체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짝퉁 폰 유통 실태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발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