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개가 넘는 욕설이 인터넷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관리하는 욕설 개수가 11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자 관리하던 욕설·비속어 데이터베이스(DB) 리스트가 무려 11만개에 육박했다. 이에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5월 '청소년 유해 검색어' DB를 구축한 바 있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인터넷 욕설에 효과 높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포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욕설은 '○발'이었다. 욕설 10개 가운데 3개가 관련 단어였다. 뒤에 '놈' '년' '새끼' 등을 붙일 수 있어 변형된 형태가 많았다. 다음으로는 '미친'과 '개'였다. 이들 역시 '○발'처럼 뒤에 상대방을 지칭하는 표현을 붙이거나 다양한 형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는 최근 유행어처럼 접두사 형태로 많이 쓰였다. 세 가지 욕에서 파생된 것만 전체 욕설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11만개 욕설 DB를 통합 분류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맡았다. KISO는 한데 모은 욕설 DB에 나온 중복 표현을 삭제하고, 유형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올해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청소년 유해 검색어 DB처럼 서버를 KISO에 두고 최신 업데이트한 DB를 실시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가 욕설 DB를 통합 관리하면 인터넷 욕설이나 비속어 입력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복 표현도 있지만 보완 측면이 더 강하다. 네이버에서는 되고 카카오에선 안 되던 현상도 사라진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포털 관계자는 “DB는 통합하지만 치환되는 단어나 제재 방식은 회사별 규정을 따를 것”이라면서 “인터넷이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앞으로 추가되는 욕설은 KISO 심의위원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욕설 분류 기준은 KISO 정책 규정을 따른다. KISO 측은 정책 규정에서 욕설을 '모욕을 주거나 혐오 표현 방식을 사용해서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는 경우'로 보고 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