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국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상위 2개 업체 점유율이 지난해 대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위 업체 집중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출하량은 총 15.5기가와트시(GWh)로, 이 중 1위 업체인 CATL이 6.5GWh를 공급하며 전체 공급량 42%를 차지했다. 지난해 점유율 28% 대비 14%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2위 공급 업체인 비야디 (BYD)는 3.3GWh를 공급하며 점유율 22%를 기록했다. 역시 점유율이 지난해 15%에 비해 7%P 높아졌다. 지난해 CATL과 BYD 2개 업체가 전체 공급량의 44%를 공급한 것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공급량 60%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상위 업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내 전기 자동차 보조금 감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 2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일시적으로 30% 일괄 감축했다. 중국은 전기차 최대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화한다.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며 소비자는 주행거리가 긴 전기 자동차를 선호하게 됐고, 이로 인해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제품을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업체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독과점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6월부터 전기 자동차 국고보조금의 최대 주행거리별 지급 기준을 세 가지에서 여섯 가지로 세분화했다. 최대 주행거리 150㎞ 미만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반면에 4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는 기존 보조금보다 높은 5만위안을 받는다. 이는 에너지밀도가 낮은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업체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난립한 배터리 기업 구조 조정과 기술력 높은 중국 내 우수 배터리 기업의 집중 성장이 이뤄지면서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점에 있다”면서 “작년 매출 3위임에도 불구하고 파산한 옵티멈의 사례와 같이 경영이 나빠지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나타날 수 있어 이들 업체와 거래하는 한국 재료·설비 기업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