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레저용차량(RV)이 국내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도 대세로 자리 매김하고 했다.
하반기에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3종이 고객 인도를 시작하면서 하반기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환경부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초소형 제외) 12종 중 SUV 형 전기차가 7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단형 전기차는 2종, 해치백, 패스트백, 박스카가 각각 1종으로 나타났다.
올해 SUV 전기차 시장을 주도한 것은 상반기 판매에 돌입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다. 5월부터 판매에 돌입한 코나 일렉트릭은 8월까지 네 달간 총 3345대 팔렸다.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진 시 주행거리가 국내 전기차 최장인 406㎞(64㎾h 배터리 기준)에 달한다. 이는 제주도 일주도로를 2회 이상 달릴 수 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 운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배터리 충전 시간(64㎾h 배터리 기준)은 100㎾ 급속충전(80%) 시 54분, 7㎾ 완속 충전(100%) 시 9시간 35분이 소요된다.
지난해 '3시간 매진' 사례를 남긴 한국지엠 볼트(Bolt) EV는 올해 전기차 판매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국내 첫 번째 장거리 전기차로 1회 충전 시 최대 383㎞ 주행이 가능하다. 1시간 급속 충전 시에도 80% 충전해, 3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하반기 SUV 전기차 시장 포문을 연 차량은 기아차 니로EV다. 6월 말부터 본격 보급을 시작한 니로EV는 지난달 976대로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니로EV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형태의 'NCM811' 배터리를 장착한 것이다. NCM811은 리튬이온전지 양극재의 니켈, 코발트, 망간을 8:1:1 비율로 구성해 효율과 구동력이 좋다.
1회 충전 시 380㎞ 주행이 가능하고, 동급 최대 크기를 갖췄다.
이번 달부터는 수입 프리미엄 SUV 전기차가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우선 재규어는 이달 중 1억원 대 고급 SUV 전기차 'i페이스(i-PACE)'를 내놓는다. i페이스는 90㎾h급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최대 480㎞ 주행이 가능하다. 또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는 71.4㎏.m에 이르는 전기모터를 장착해, 4.8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사전 계약 고객에게 가정용 충전기를 무상 설치해주며, 8년·16만㎞ 배터리 무상 보증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테슬라는 대형 SUV 전기차 모델X를 내 달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모델X 100D는 100㎾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386㎞(환경부 인증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최고출력 262마력, 최대토크 33.7㎏·m의 힘을 사륜구동으로 전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 가속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다만 보조금을 받지 못해 최대 1억349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업계는 올해 SUV 전기차가 많이 등장한 것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 트랜드가 그대로 투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세단 대비 실용성이 높은 SUV가 전기차에 더욱 적합하다는 것. 또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늘려야하는데, 공간적 이점도 SUV 인기에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SUV 전기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EQC', BMW 'ix3', 아우디 'e-tron'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가세하게 되는 내년에 더욱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