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권세창 대표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주력할 것"…"우수 후보물질 보유기업, 인수합병도 고려"

“신약개발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 협력이 중요하다. 혁신 신약을 보유한 회사가 있다면 인수합병(M&D)이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앞당길 수 있다.”

바이오 헬스산업화 혁신전략을 주제로 한 2018 서울 바이오 이코노미 포럼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이오 헬스산업화 혁신전략을 주제로 한 2018 서울 바이오 이코노미 포럼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8 서울바이오이코노미 포럼'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권 대표는 '글로벌 신약개발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신약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신약개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동시에 개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국적제약사는 최근 특정 질병 영역을 선정,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나선다. 권 대표는 “한 후보물질이 중도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다양한 후보물질을 동시에 개발하거나 특정 질병군에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제품 위주가 아닌 질병 중심 신약개발을 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기업은 경쟁력을 갖추고자 특정 질병군 영역에서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술이전을 통해 신약을 발굴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는 항암제뿐 아니라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한다. 글로벌 희귀질환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8.6% 증가해 2025년에는 2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다케다제약은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개발 회사인 샤이어를 620억달러에 인수했다. 노바티스도 척수성 근위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아베시스를 87억달러에 인수했다. 사노피는 희귀질환 치료 분야 제약사 3곳을 인수했다.

권 대표는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는 환자 규모는 적지만, 경쟁력 있는 신약을 개발하면 글로벌에서 선두주자가 된다”면서 “경쟁기업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도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한다. 올해 2개 신약후보물질을 국내와 미국 등에서 임상을 추진한다.

개방형 혁신과 빅데이터 역할도 강조했다. 권 대표는 “신약개발은 우수 인재와 연구개발에 주력한다고 해서 성공하지 않는다”면서 “협업이 중요하다. 산업체, 벤처, 학교, 병원, 정부 등이 협력해 의미 있는 성과물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평원, 건강보험 등이 보유한 한국의 건강정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을 활용한다면 유의미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라는 주제로 한국기업이 주도하는 세계 2세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전망했다. 고 대표는 “한국 바이오기업은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한다”면서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 중 연 평균 30% 이상 성장률을 보이는 유일한 분야”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시판 중인 바이오시밀러는 총 15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4개, 셀트리온이 3개 제품을 보유했다. 국가별로 보면 우리나라가 최대다. 고 대표는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대비 약값이 저렴해 정부 재정 부담에도 도움을 준다. 줄어든 비용부담을 다시 신약개발 연구에 재투자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확대하고,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있는 신약 개발에도 주력할 것이다. 좋은 신약 후보물질이 있는 기업과는 협력해 신약개발을 앞당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기부와 복지부는 포럼에서 제시된 현장 의견을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범부처 정책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 생태계 조성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밀의료·치매진단 등 고비용 의료문제 해결 기술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