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투자한 중국 안드로이드 포스(POS) 업체가 한국 시장을 노크한다. 현행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용체계(OS) 기반 국내 포스 시장 변화가 주목된다.
투디파이어가 16일 다음 달부터 안드로이드 포스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식 제품명은 얼웨이훠다. 기존 제품에 한국 법률과 언어를 입히고 있다. 투디파이어는 2016년에 알리바바가 수천억원을 투자했으며, 직원 1000여명이 일하는 거대 기업이다.
현재 중국 항저우 본사에 씨엔티테크와 공동으로 포스 개발 전담 팀을 꾸렸다. 씨엔티테크는 외식 주문 전문 국내 기업이다. 포스 영업과 소프트웨어(SW) 운영을 맡았다. 포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와도 연동한다.
얼웨이훠는 윈도 포스 대비 가격이 약 3분의 1 저렴하다. 주문 내역을 출력하는 프린터를 비롯해 별도 하드웨어(HW) 구입비가 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0만~50만원에 판매된다. 세 가지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과 결합할 수 있다. 식자재를 포함한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 일·월·연 단위 매출액, 영업이익 통계도 산출한다. 생일을 맞은 손님에게는 할인 쿠폰을 보낸다. 상점 점주는 포스와 연결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게 상황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다. 손님은 가게 메뉴 확인에서 음식 주문, 결제까지 앱 하나로 해결한다.
투디파이어는 2005년에 설립됐다. 윈도 포스 회사로 문을 열었다. 2012년부터 안드로이드 포스 개발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중국 내 더딘 인터넷 속도 때문에 고전했다. 2014년 말 4세대(4G) 인터넷 보급이 확대되면서 성장 기회를 잡았다.
중국 내 가맹 매장이 36만개에 이른다. 2016년 10만개를 넘긴 데 이어 지난해 20만개 매장을 기록했다. 매년 상승세가 가파르다. 윈도 포스 시장을 안드로이드로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배달 앱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중국 최대 배달 앱 얼러머와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연결 작업을 마쳤다. 경쟁사인 메이퇀과도 연동이 끝난 상태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국내 포스 사용 매장 수는 20~30만개로 추정된다. 윈도 포스 점유율이 100%에 육박한다. 이 같은 구도를 바꾸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안드로이드 포스 점유율이 70% 안팎이다.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중심으로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투디파이어 관계자는 “10년 넘게 포스 사업을 해 왔기 때문에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한국, 태국, 북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 추진한다”고 전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포스 안드로이드화는 세계 추세”라면서 “부담 없는 가격에 다양한 투디파이어 포스 기능을 활용, 외식 분야 소상공인 매출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저우(중국)=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