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와 제품군을 재편한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투톱'으로 키우겠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 변화를 반영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J 브랜드를 없애고 대신 갤럭시A 시리즈 제품군을 확대한다. 복수 업계 관계자는 “J 시리즈가 A 시리즈에 통합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중·저가 브랜드와 제품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고 전했다.
A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준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중가 모델이다. 갤럭시S 시리즈나 노트와 같은 플래그십 제품에 가까운 성능을 내면서 가격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J 시리즈는 A 시리즈보다 성능과 가격에서 한 단계 낮은 모델이다. 등급으로 분류하면 중가와 저가 사이에 위치해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J 시리즈 수준 성능과 가격대 제품을 A 시리즈에 포함시켜 궁극으로 A 시리즈 라인업을 확대,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여기에 M 시리즈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M 시리즈는 기존 갤럭시온(ON) 시리즈를 대체할 브랜드로 전해졌다. 온(ON) 시리즈는 주로 인도·중국에 판매됐다. 국내에서는 저가 온라인 전용 모델로 유통됐다. 이에 따라서 M 시리즈는 새롭게 만드는 저가 제품군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갤럭시A 시리즈를 확대하면서 새 저가 브랜드 M 시리즈를 만드는 것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갤럭시A는 갤럭시S 다음으로 삼성 스마트폰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전면 듀얼 카메라와 같은 신기술도 플래그십 모델보다 먼저 적용하는 등 준프리미엄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갤럭시A 인지도를 발판 삼아 라인업을 늘리고, 판매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새로운 M 시리즈 등장은 중국 저가폰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부품을 적극 탑재하는 방안이 고려될 정도로 M 시리즈는 가격에 방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를 무기로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 판매가 부진하다. 반면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추격은 매서워지고 있다. 삼성으로선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실적을 상쇄하고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6월 무선사업부 구미 사업장에서 글로벌 생산과 기술을 책임지고 있던 박길재 부사장을 수원 무선사업부 본사 개발실 산하 글로벌 하드웨어개발팀장으로 복귀시켰다. 글로벌 하드웨어개발팀장은 중·저가 스마트폰 개발을 총괄하는 자리다. 박 부사장 부임 이후 삼성은 중·저가폰에 신기술을 적극 탑재하겠다며 공세 형태를 보이고 있다. 브랜드 및 제품군 재편도 중·저가폰 사업 강화 일환에서 나온 것이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