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지나고 곧 다가올 광군제(11월 11일)과 블랙프라이데이(11월 23일)는 각각 중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쇼핑 시즌이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광군제 하루에 225여개 국가 및 지역에서 28조3000억원이 넘는 거래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모바일 등을 활용한 무선거래 비중이 90%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시기에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 홈페이지 트래픽은 급상승한다. 이들은 서버 과부하를 막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알리클라우드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한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쇼핑 시즌이 끝나고 쓸모없어지는 서버를 다른 사업자에게 대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2006년부터 사업화했으며, 지난 1분기 AWS 영업이익은 박하기로 소문난 아마존그룹 전체에서 73%나 기여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며, 국내 시장도 60%에 육박한다. 또 최근 한 백화점을 고객사로 유치하면서 아마존의 무인자동화 매장 '아마존 고'의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을 2020년 하반기 오픈 예정인 지점에 적용하기로 하는 등 트렌디한 정보기술(IT) 시장을 가진 국내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발행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 직원은 자사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자에게 돈을 받고 고객 정보를 넘겼다. 내부 판매 데이터나 고객의 이메일 주소 제공은 물론 비난성 제품 후기를 삭제하거나 차단된 계정을 복구하는 일을 해 준 것이다. 과거 아마존은 클릭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거나 가짜 리뷰를 작성해서 문제가 된 사례도 있었다. 아마존은 이번에 불거진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면서 사실로 확인되면 자체 조치와 법정 대응에 나서겠다는 성명을 냈다. 이번에 고객 정보를 넘겨받은 아마존에 입점한 판매자는 대부분 소상공인이지만 같은 회사인 AWS의 고객은 각 국가의 대기업이다.
지난 7월 아마존은 국내 이용자 대상으로 무료 직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며, 해외 직접구매(직구) 등 구매 패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 기반인 AWS를 통해 고객사인 대기업에 전달돼 마케팅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AWS 홈페이지에 따르면 클라우드 상품 구매를 통해 고객사에 인구통계 및 세분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공식 언급했다. 인구통계 자료에는 이용자의 이름과 나이 및 성별과 같은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이용자 위치, 장치 유형, 운용체계(OS)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소프트웨어(SW) 개발 키트에서 수집하고 있으며, 그들이 선호하는 스포츠팀과 같은 관심사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세분화는 수집한 데이터 중심으로 이용자의 속성과 관심사 및 행동에 따라 그루핑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이보다 앞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연령, 성별, 언어, 위치를 비롯한 각 고객의 성향이 포함된다. 심지어 사용하는 휴대폰 제조업체, 플랫폼 및 OS 버전까지 포함한다. 최근 유럽, 중국, 인도 등의 정부는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같은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데이터 주권 확보에 부단히 힘쓰고 있다. 이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IT 기업에 의한 데이터 편중 현상과 국가 차원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막기 위한 방책이다.
구글이 당신의 관심사를 알고 있고 페이스북이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면 아마존은 당신이 무엇을 구매하는지 알고 있다. 올해 구글은 이용자의 동의 없이 위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고, 페이스북은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그들은 오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당신이 입력한 모든 정보를 활용, 사람들을 조종하고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
이용일 슈가힐 대표 yilee@sugarhil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