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알리바바가 항저우에 불어넣은 '신 유통' 바람... 허마(Hema)·티몰스토어 가보니

항저우 시 허마(HEMA)에서 고객이 주문한 짐이 천장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물류 창고로 이동하고 있다.
항저우 시 허마(HEMA)에서 고객이 주문한 짐이 천장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물류 창고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서는 알리바바 '신 유통(New Retail)' 전략이 바꿔놓은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마트뿐 아니라 기존 편의점, 식당에서도 알리바바 서비스를 활용했다. 알리바바그룹이 중·소형 마트 및 편의점 '디지털 전환'을 위한 종합 서비스를 지원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허마(hema)'는 알리바바 신 유통 전략 결정체다. 고객이 키오스크 혹은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주문하거나 마트 내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제조업체 정보와 영양성분 등을 확인 가능했다.

항저우 시 허마(HEMA)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로 물건을 주문하고 있다.
항저우 시 허마(HEMA)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로 물건을 주문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허마를 선보이며 '아마존 고'에 도전장을 냈다. 차별화를 위해 '신선함'이라는 키워드도 더했다. 허마 관계자는 “그날 생산된 제품만 판매할 수 있다”며 “반경 3km 내에 사는 고객은 30분 내 신선한 물건을 받을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구매한 해산물을 바로 조리해주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 마트 곳곳에서 고객이 식사하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결제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마트 내 키오스크에서 쉽게 계산이 가능했다. 계산대 직원은 따로 없다. 결제된 상품은 천장으로 이어지는 컨베이어 벨트로 보내졌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모바일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문화가 낳은 풍경이다.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이 제공하는 '알리페이'는 2004년 출시 이후 사용자 5억2000만명(2017년 기준)을 확보했다. 이용금액도 중국 내 모바일 지급서비스 이용액(109조위안) 중 54.2%를 차지한다.

항저우 제 1호 편의점 웨이쥔챠오스. 2009년 문을 연 편의점은 지난해 티몰과의 협업으로 스마트 편의점으로 변모했다. 편의점을 경영하는 후앙 안(오른쪽부터)와 그의 아버지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항저우 제 1호 편의점 웨이쥔챠오스. 2009년 문을 연 편의점은 지난해 티몰과의 협업으로 스마트 편의점으로 변모했다. 편의점을 경영하는 후앙 안(오른쪽부터)와 그의 아버지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항저우 제1호 편의점도 바꿔놓았다. 2009년 문을 연 '웨이쥔챠오스(維軍超市)'는 지난해 티몰과 손잡고 스마트 편의점으로 거듭났다. 재고 관리, 물류 배송 등도 알리바바 플랫폼을 활용했다.

부모님과 가게를 운영하는 후앙 안(24)은 “소비자 선호도를 분석한 빅데이터를 제공받아 인기 상품 위주로 진열하고 발주도 더 넣을 수 있다”며 “물류, 배송도 알리바바 계열사를 활용, 티몰 및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고객에게 1시간 이내로 배송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따로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웨이쥔챠오스에서도 알리페이로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이 흔했다. 편의점 곳곳에는 홍바오(일종의 럭키박스) 이벤트 푯말도 붙어있다. QR코드를 알리페이 앱으로 스캔하면, 홍바오가 증강현실(AR)로 나타난다. 최고 921위안(약 15만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알리바바는 신 유통 전략으로 지역 상권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티몰 스토어'를 운영한다. 기존 편의점, 식당 등을 스마트 매장으로 변모시킨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링쇼오통에서 매장 리뉴얼, 물류 시스템, 마케팅, 빅데이터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항저우 제1호 편의점 티몰X웨이쥔챠오스에는 QR코드 푯말이 비치됐다. 이를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스캔하면 홍바오(럭키박스)가 증강현실(AR)로 나타났다.
항저우 제1호 편의점 티몰X웨이쥔챠오스에는 QR코드 푯말이 비치됐다. 이를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스캔하면 홍바오(럭키박스)가 증강현실(AR)로 나타났다.

미래 유통의 새 그림이 항저우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항저우(중국)=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