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블록체인 에코시스템이 세계 최대 블록체인 전시회에 공개된다. 단순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국내기업 15곳 이상이 연합해 만든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이다. 글로벌 기업이 다수 참여하는 세계 권위 전시회에서 첫 시연되는 사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더블체인(대표 전삼구)은 전자상거래, 자동차, 식품, 클라우드 등 유망 스타트업과 협력진영을 구축, 통합 블록체인 플랫폼 오아시스블록을 제 2회 블록체인 솔루션 월드 행사에서 선보인다.
이 행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월드 콩그레스와 동시 개최되며, 크립토 이코노미 월드 콘퍼런스도 연계해 열리는 블록체인 최대 국제 향연이다.
유관 기업 300여곳이 참여하며, 구글 클라우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보다폰 등 글로벌 공룡기업도 기조강연과 각종 전시회에 참가한다. 관람객 약 1만3000명 이상이 참여한다.
블록체인 솔루션 세션에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기술, 플랫폼 기업 등이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한다. 이 중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더블체인이 참여한다.
오아시스블록은 토종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든 국내 최초 IoT디바이스 접근 인증 플랫폼이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손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 쉐어링과 거래가 가능하며, 다양한 산업군을 도메인 체인으로 구성해 양질의 데이터 수집과 표준화를 실현한다. 개념 수준에 머물렀던 블록체인 산업을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기능을 담았다.
더블체인을 주축으로 노바테크, 디지엔터테인먼트, 씽크포비엘, 애드잇, 굿모니터링, 에스엠에스, 메가존, 포비즈코리아 등 16개 대표 사업군 유망 기업이 협력사로 참여했다.
전삼구 더블체인 대표는 “오아시스블록을 활용하면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블록체인을 융합하거나 자동차 통제, 공공기관 각종 데이터 관리 등 이종산업간 블록체인 연결이 가능하다”며 “이를 활용해 다양한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블록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블록체인 시장은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자금조달을 받는 형태였지만, 이제는 블록체인 실증과 사업화를 위한 에코시스템 구축이 경쟁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이 연합해 이종사업간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해외 다수 기업에게 공개해 자금을 조달받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이 플랫폼은 1개의 오아시스 체인과 다수 도메인 체인으로 구성된다. 플랫폼 내에서 발생한 데이터 거래내역, 계좌정보, 도메인 체인 정보는 오아시스 체인에 담겨진다. 도메인 체인에 따라 거버넌스, 합의 알고리즘을 적용하며 모든 도메인 체인은 오아시스 체인을 통해 연결된다. 하나의 비즈니스 로직을 위해 다양한 도메인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시스템 하나로 해결한 셈이다. 예를 들어 공공임대주택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후보의 자동차 이력과 의료보험, 직장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오아시스플랫폼이 가동되면 산발적인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인증 기술을 적용, 국내와 해외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더블체인은 오아시스블록을 통해 해외 유수 벤처캐피털과 글로벌 기업 대상으로 기술 수출과 투자유치 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의료 데이터 사업은 물론 물류, e-커머스, 게임, 부동산 등 여러 시장에 통합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인터뷰]전삼구 더블체인 대표 “한국 토종 블록체인 기술, 해외 뚫겠다”
“기업 각각의 블록체인 기술도 중요하지만 통합 플랫폼을 통해 이제 다양한 산업이 연결되고 사업화되는 실증 모델이 나올 시기가 왔습니다. 오아시스블록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전삼구 더블체인 대표는 오아시스블록 모델에 대해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해 경제활동을 하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생태계 조성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블록체인 기업이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통합 플랫폼은 전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중소 기업이 해외에서 자사 블록체인 사업을 알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블체인은 중소기업 역량을 집결해 오아시스블록 프로젝트를 출범했고, 일종의 블록체인 중소기업 네트워크 연합을 통해 해외에 한국 통합 브랜드를 알리는데 사업 주안점을 뒀다.
전 대표는 “우리가 아는 오아시스 용어에는 숲도 있고, 물도 있고, 사람도 있다”며 “이 모든 생태계를 오아시스라는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 융합해 다양한 사업자가 시장 진입은 물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컨퍼런스에서 한국형 통합 블록체인 플랫폼을 공개해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모인 자금은 다시 플랫폼 동맹으로 묶인 중소기업에게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도 만든다.
전 대표는 “의식주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자가 오아시스블록에 참여한만큼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던 블록체인 실증 사업이 이제 다양한 중소기업을 통해 상용화될 것”이라며 “한국에도 이오스 등 해외 기술을 차용하지 않고 토종 기술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