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해 유명해진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암호화폐는 사기이고, 블록체인은 과대 선전된 기술이라며 미국 상원의원들을 향해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디지털 자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암호화폐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미 상원 은행, 주택 및 사회 부문 상임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해 “암호화폐는 모든 사기와 거품의 어머니이자 아버지”라며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첫 번째 경고 신호는 비트코인이 약 2만달러까지 치솟았던 작년 말에 왔다고 전했다.
그는 상원 의원들을 향해 "2017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만난 모든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사야하는 지 물었다"면서 "주식과 채권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사재기에 문자 그대로 미친듯이 흥분했다"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사기꾼과 범죄자들이 잔뜩 몰려와 이른바 '펌프앤덤프(헐값에 매입한 주식을 허위 정보 등으로 폭등시킨 뒤 팔아치우기)'방식으로 몇 달만에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금융 거품 역사에도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광풍이 몰아치고 난 다음 비트코인은 65% 이상 떨어졌다. 루비니 교수는 이를 '크립토-아포칼립스(암호화폐 종말)'이라고 불렀다.
코인마켓캡닷컴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60% 이상 감소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글로벌 증시 하락과 맞물려 6% 하락해 600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루비니 교수는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널리 확산되기 어렵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루비니 교수는 "암호화폐가 대학살을 거친 후 새로운 피난처로 삼은 것이 블록체인“이라며 ”암호화폐의 이 기초기술은 가난, 기아, 심지어 질병까지 포함한 세계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불리지만, 인간 역사상 가장 과대 포장된 기술이며, 유용하지도 않다"고 악평했다. 그는 "실제로는 미화된 (엑셀) 스프레드시트나 데이터베이스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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