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파주에 건설 중인 10.5세대 공장 'P10'에서 기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기술인 화이트 방식을 우선 채택키로 확정했다. 차세대 잉크젯 프린팅 공정 도입을 검토했으나 세계 첫 8세대 양산이어서 실패 위험성이 큰 만큼 검증된 기술을 먼저 적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10 공장에서 화이트 방식 대형 OLED(WOLED)를 우선 생산키로 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준비하는 공장인 만큼 잉크젯 프린팅 방식 적용을 검토했으나 우선 생산은 기존 WOLED를 채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잉크젯 프린팅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는 등 수년 전부터 잉크젯 프린팅 도입을 준비해왔다.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프린팅 장비를 중심으로 양산 가능성을 살폈다. 프린팅 방식이 대형 기판에 더 유리한 만큼 10.5세대를 프린팅 공정 기반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했다.
하지만 첫 P10 투자는 WOLED로 우선 확정했다. 10.5세대 기판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안정성을 갖추기 어려워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OLED TV 패널 생산량을 빨리 늘려야 전체 실적 구조가 안정화되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처음으로 OLED TV 패널 사업이 흑자 전환했다. 중국 광저우 공장을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해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야 액정표시장치(LCD) 실적 감소 여파를 줄일 수 있다.
세계 LCD 가격이 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아직 LCD 사업이 주 캐시카우인데 세계 LCD 업황이 계속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차세대 10.5세대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숙제다. 세계 TV 시장에서 6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OLED TV 패널 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LCD 진영과 경쟁할 수 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잉크젯 프린팅 도입에 좀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시장 환경이 위축됐고 실적도 악화돼 제한된 투자금을 당장 OLED TV 패널 생산량 확대 위주로 투입해 안정을 꾀하는게 우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잉크젯 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세계 첫 도전이라는 부담과 실패 위험 때문에 좀 더 시간을 갖고 양산성을 검증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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