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사 국내 직접서비스 공세, 저항 수단 없는 게임 업계... 과세·규제 회피 등 부작용도 우려

넷이즈게임즈가 결전!헤이안쿄로 한국 직접서비스에 나선다
넷이즈게임즈가 결전!헤이안쿄로 한국 직접서비스에 나선다

중국 제2게임사 넷이즈게임즈가 한국에 직접 게임서비스를 시작한다. '음양사' '난투서유' 등 유명게임을 카카오게임즈, 네이버를 통해 서비스한 적은 있지만 직접 서비스하는 건 처음이다.

중국 게임사는 자국 게임규제가 심해지자 세계 4위 규모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게임 성향이 비슷하고 게임이용자 수준이 높아 시험대로 제격이라는 이유다. 반면 한국 게임은 중국 출시가 불가능해 불공정 무역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게임사 공세로 과세·규제 회피, 이용자 피해 증가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넷이즈가 4분기 중 모바일 게임 '결전!헤이안쿄' 직접 서비스에 나선다. 업계는 해당 게임이 MOBA 장르라는 이유로 흥행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올 2분기에만 2조7000억원을 벌어들인 넷이즈가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긴장하고 있다. 넷이즈 위상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 진출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에 새롭게 진출하는 건 넷이즈만이 아니다. 한국은 중국과 달리 판호가 필요 없어 자유롭게 중국 게임사가 진출할 수 있다. 최근 완다게임즈, 즈룽게임즈가 직접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이미 진출한 미호요와 X.D글로벌은 지스타 2018에도 참여한다.

중국정부는 작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는다. 넷마블,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는 중국 출시 계약을 하고도 출시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게임은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00위 안에 중국게임은 41개다. 유의미한 매출이라 평가받는 20위로 범위를 줄이면 7개다. 이 중 4개는 직접서비스 중이다.

우리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서 콘텐츠 분야 개방 요구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중국 측 답변만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세로 인한 시장 잠식과 더불어 과세·규제 회피 등 국내 기업 역차별이 우려된다. 중국 게임사는 각종 규제와 조세 의무를 회피할 여지가 높다. 일반적으로 유한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영위한다. 경영지표를 공개할 의무가 없어 정확히 과세할 수 없다. 한국 시장에서 매출은 올리되 세금은 내지 않는 또 다른 사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규제도 받지 않아 국내 게임사가 지키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도 지키지 않는다.

저작권 침해는 진행형이다. 이용자 피해 증가도 예상된다. 국내 퍼블리셔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 게임은 문제가 생기면 퍼블리셔에 문의하면 되지만 직접 서비스하는 게임은 문제가 발생해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 국내 게임사 같은 고객센터도 없어 체계적인 고객상담 및 사후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들다.

게임사 관계자는 “불공정 무역인데도 한국에서는 중독세, 사행성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일개 산업 규모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정부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중국계 게임사 관계자도 “한국인으로서 한국 시장 침식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중국게임이 중국향을 없애고 한국 게임보다 질 좋은 게임을 빠르고 많이 만들고 있어 직접서비스가 일반화되면 시장 진출 속도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