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자성 메모리 소자로 쓰일 '스커미온' 입자를 발견하고 실시간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전력소모가 아주 적고, 나노미터(㎚) 크기로 차세대 고정밀·저전력·초소형 전자소자를 구현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노태원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단장 노태원)이 강유전체와 강자성체를 쌓은 하이브리드 물질에서 스커미온 입자를 발견하고, 전기를 이용해 실시간 밀도 제어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스커미온은 자성체 내부의 소용돌이 모양 스핀 구조체를 말한다. 나선형 스핀의 생성·소멸로 정보 기본 구조인 '0'과 '1'을 만든다. 쉽게 소멸하지 않아 안정적이고 전력 소모가 기존 자성 소자 대비 100만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대부분 크기가 100㎚를 넘어 많은 수를 배치하기 어렵고 저장용량을 높이는 것도 쉽지 않다. 특성을 실시간 제어하는 것도 힘들다.
연구단은 새로운 이종접합 구조물질 자성체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강유전체인 티탄산바룸(BaTiO₃)과 강자성체인 스트론튬루테네이트(SrRuO₃) 박막을 쌓아올린 이종접합 구조에서 스커미온을 구현했다. 강유전체는 특정 온도 밑에서 저절로 분극을 갖는 물질을, 강자성체는 스핀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자성 물질을 뜻한다.
측정 결과 이종접합 구조의 스커미온은 100㎚ 이하 크기의 초소형으로, 높은 소자 성능을 낸다.
연구단은 스커미온 특성 실시간 제어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종접합 구조는 강유전체 분극으로 자성체 구조에 영향을 줘 제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분극 방향이 위로 향하면 자성체 유도 스커미온 밀도가 높아지는 식이다.
연구팀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손쉽게 스커미온 제어 방법을 제시하고 새로운 형성 메커니즘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노태원 단장은 “스커미온과 강유전성을 융합하는 시도가 이번 발견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개방적인 협력연구로 세계가 주목할 연구 성과를 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