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착수했다. 이달 양산을 본격화해 다음달부터 납품이 이뤄진다. 연내 애플 공급을 성사시키겠다던 LG디스플레이 목표가 마침내 실현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납품할 OLED를 이달 말부터 본격 양산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OLED 패널에 들어갈 부품소재에 대해 발주(Purchase Order)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부품소재를 받아 이달 말부터 파주에 위치한 'E-6'에서 애플용 패널을 생산한다. 이미 초기 가동은 시작한 상태다. 회사는 증착을 시작으로 모듈 조립까지 점진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려 패널을 만들고 12월 중순쯤부터 애플에 공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 맺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생산량을 가늠할 수 있는 수율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애플에 공급할 패널 물량은 약 40만대 규모로 알려졌다. OLED 패널 공급가를 대당 10만원으로 추산하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 납품으로 약 400억원 매출을 거두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의 애플 OLED 공급은 규모 자체는 작을 수 있어도 의미는 적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사업을 확대하는 게 과제였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분야에선 올해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등 안정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그러나 소형 OLED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할 정도도 차이가 컸다.
애플 아이폰용 OLED 패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으로 공급했는데, LG디스플레이가 이런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중요 계기가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공급 물량을 점차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서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애플 내 입지를, 즉 애플과 거래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애플 공급으로 LG디스플레이는 기술력을 인정받는 효과도 예상된다. 애플은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 공급을 계기로 품질은 물론 수율에서 빠르게 안정화를 달성하면 숙원하던 소형 OLED 사업 성장을 앞당길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용 OLED 패널 생산 및 공급 시기, 규모와 관련해 “고객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